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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그네의자 2

추억과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

by 감성반점



♤ 기억 속에서 다시 흔들리는 의자

지금은 철거되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기장 시랑리의 2인용 그네의자에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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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여운이 햇살에 부딪혀
눈부시게 반짝이던 기장 앞바다.

바다 향을 가득 머금은
해풍의 조용한 흔들림에
리듬을 타던 그네의자.

무더위와 이별하듯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10월의 어느 새벽,

동전에 립스틱을 바른 듯한
동그란 해가 떠오르고
파도는 발라드처럼
조용히 귓가에 스며들었다.

맞닿은 팔의 온기,
바람에 실려온 너의 향.
그 순간, 그 의자는
‘공감의 그네의자’였다.

그 후로도,
그 자리엔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듯 흔들리고 있던

그 의자 .

다시 찾은 그 곳에는

의자는 사라지고,
무성한 들꽃들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말없이 들어주던
그 의자를
이제는 마음속에 묻고,
조용히,
내 글을 놓아본다.

시절인연처럼,
때가 되면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언젠가, 또 누군가의 이야기로
다시 흔들리기를.

시랑리에서 바라 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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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