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구의 의식주 26편
나는 포도 신도시(편의상 이렇게 부르겠다.)에 살고 있다. 아무래도 새로 만든 지역이기 때문에 도로나 보행로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자주 산책을 한다. 그러나 걷다가 출출해서 간식을 먹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노점상이 없다.
지나가다 먹게 되는 꼬치구이나 한겨울에 먹으면 더 맛있는 붕어빵 같은 길거리 음식을 볼 수 없다. 다행히 떡볶이나 어묵은 분식점에 들어가서 먹을 수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옛날 토스트 (a.k.a 길거리 토스트)’가 없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내가 정의한 ‘옛날 토스트’라 하면 커다란 계란 지단에 설탕과 케첩을 넉넉히 넣어서 함께 먹는 스타일을 말한다. 물론 이*, 에그**같은 체인점에서 토스트를 먹을 순 있다. 그렇지만 옛날 스타일 토스트는 포도 신도시에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스스로 만들어 먹었다. 내 맘대로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옛날 토스트
1. 계란 2개, 양배추와 당근 채 썬 것 (냉장고 속 자투리 야채로 대체 가능) 조금, 소금 약간을 넣고, (크게) 지단을 붙인다.
2. 프라이팬에 버터/마가린을 녹여서 빵 양면을 노릇노릇 굽는다.
3. 빵, (큰) 지단 접은 것, 설탕과 케첩 왕창, 빵 순서로 쌓아서 맛있게 먹는다.
이 음식을 먹을 때는 죄책감은 잠시 접어두고 설탕과 케첩은 왕창 넣는다. 충분히 즐기고, 건강은 다른 음식과 운동으로 챙겨야겠다고 생각은 한다. 시간이 지나도 포도 신도시에 옛날 토스트를 파는 집이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 쭉 내가 직접 해 먹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