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하루 _ 진달래꽃
진달래꽃
때 되어 떠나는 님
가는 길녘 진달래꽃
한세월
두고두고 사랑한 님
말없이 보내오고
등지고 돌아서
진달래 매운 꽃잎 하나
입에 물면
절로 울음우는 소리 붉어라
훗날 소월(素月)님
눈물 없이 어찌
오늘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걸음걸음 꽃잎 물고
되오는 길녘
지천(至賤)에 진달래꽃
누구에게나 이별은 아픈 일이다.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이 정해진
운명이라고 믿고 사는 건
손톱만큼의 고통이라도 덜어내고 싶은
본능적인 가녀린 몸부림이듯
두견새가 밤새도록 피를 토하며 울어서
꽃이 분홍색으로 물들었다고
진달래꽃을 두견화라 부르기도 한다.
꽃잎 하나의 슬픔이 붉게 물드는 아픔인데
이별하고 돌아서는 길이 온통
진달래꽃밭이라면
김소월 시인조차도 분명히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1989년 봄날에 쓴
이 시(詩)는 김소월 시인에 대한 오마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