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체, 큰 존재감
우리 둘째.
이제 겨우 세 돌 되어가는 딸내미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다다다 매트 위를 달려오는 가볍고 귀여운 소리,
신발도 채 벗기 전에 현관에서
두 팔 벌려 엄마 품에 쏙.
그리고 내 무릎에 앉아 이것저것 쫑알쫑알
오늘은 누구랑 놀았으며,
오늘은 뭘 먹었는지 어리숙한 발음으로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는 말도 함께.
"엄마도, 우리 딸 너무 보고 싶었어."
열심히 책도 읽어주고
아빠가 오면 아빠랑 잡기 놀이도 하다가
첫째를 챙기다 보면 스르륵 잠들어 있는 너.
여느 엄마들은
동생이 생긴 첫째가 안쓰럽다고 하는데
난 둘째에게 항상 미안하다.
세돌, 네 돌까지 온전히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던 첫째였는데
둘째는 항상 엄마, 아빠의 시간을
반쪽만 누리기 때문이다.
남편과 나는 둘째가 잠들고 나면
둘이 옆에 나란히 누워 아이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
내 뱃속에서 존재를 확인하고 고작 2주 남짓 되어
들었던 심장이 아직도 열심히 뛰고 있다.
작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귀여운 콧망울에서 ‘슈우 슈우'
새록거리는 숨.
이 작은 순간 하나에 남편과 나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거대한 삶의 원동력을 얻어간다.
이 작은 생명체가 주는
그 큰 존재감에
나의 하루의 마무리는 따뜻하고
내일은 더 활기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