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6개월
출산 후 5개월까지는 나도 열혈 전업맘이었다.
어렵게 사귄 육아맘들과 격렬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살이 쑥쑥 빠지는 밤중수유의 고뇌를 함께 나누고, 신생아 케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육아템을 공유하고 얻기도 하고 그랬다.
아기가 자는 시간이면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않고 인스타그램으로 육아스타그램을 하고 쿠팡에서 온갖 육아용품들 쇼핑을 하며 하루하루를 폭풍처럼 보냈다.
복직한지 이제 6개월차.
휴직 기간보다 더 긴 복직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 사이 내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육아맘들과의 거리다.
그들이 마음먹고 내게 등을 돌리지는 않았겠지만,
이제 나는 문센도 함께 못가고, 키즈카페도 함께 가지 못하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참가의 여부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곧, 수많은 육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애환을 함께 나누며 울고 웃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뭐든지 혼자 찾아보고 직장 선배맘들에게 물어봐야했다.
이렇게 얻는 정보는 조금 느릴 수 밖에 없었고, 누락되는 정보도 많았으며, 엄마들 사이에서 핫하게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템과 육아 방식에 대해서 점점 뒤쳐지게 되었다.
나쁜 건 아니다.
내가 선택한 육아의 방식이기에 서럽지도, 억울하지도 않다.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으면 잃는 것도 당연히 있는게 아니냐는 날선 목소리도 들었지만 충분히 수긍하는 바다.
하지만 벅차고 조금 불안할 때가 있다.
이정도로 되나.
애착은 잘되고 있는건가.
뭔가 결핍을 느끼지는 않을까.
축복이가 10개월이 넘었다.
이 맘때 아가들은 낯도 한창 가리고 엄마가 눈에 안보이면 울고불고 난리라는데 우리 축복이는 별로 안그렇다.
누구나 보면 생긋생긋 웃으면서 안기고 내가 출근을 해도 울고불고 하지 않아줘서 고맙긴하지만 여긴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애착 형성이 잘 안된 게 아닐까.
하지만 불안하게 생각하면 끝도 없는 법.
함께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줘야지하고 오늘도 다짐한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육아를 해야겠다고 또다시 다짐한다.
비록 이 다짐이 또 미안해서 마음의 위안으로 하게 되는 결심일지라도, 매일매일 더욱 다짐하고 안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는 좀처럼 써지지 않던 진솔한 마음들을 부담없이 써내려갈 수 있어서 이 공간 참 마음에 든다.
시간이 흐른 후 이 글들을 되돌아 보았을때, 이랬던 적이 있었지 나 참 귀여웠네, 하며 피식 웃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