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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브리나 Oct 24. 2016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워킹맘 일기



육아도 살림도 일도 뭐든 다 잘하고 싶은 것은 모든 워킹맘의 목표이자 바람이겠지만,
실상은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말로 하니 "깨달았다"

이걸 깨닫기까지 무수한 고뇌와 딜레마와 어려움이 있었다.


나는 왜 할 수 없을까.

다 완벽하게 잘해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지 않을까.

할 수 있는데 내가 게을러서 포기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은 끊임없이 나를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어갔고,

삶에 활력을 잃게 했으며 결국은 아무것도 하기 싫게 만들어버렸다.

심플라이프를 지향하며 어느 정도 살림이 편해진 것은 있으나,

집안 청소와 정돈에 신경을 쓰다보면

퇴근 후 장을 봐서 요리를 하고 저녁을 만들어 먹는 일이 기울어지고.

심지어 예준이가 늦게 잠이 드는 날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저녁만 대충 인스턴트로 때우고 끝내는 날도 발생했다.

그래서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매일매일 청소하지 않아도 괜찮고.

매일매일 건강한 식재료로 집밥을 만들어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는,

원래는 예준이를 재우고 냉장고 식재료들로 반찬도 만들고 안방 정리도 할 예정이었지만,모두 스톱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수분팩도 얼굴에 올려주고,

거칠어진 발관리도 해주고,

콜라겐도 따뜻한 우유와 한잔 마시며 책도 읽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찍 잤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지만 그냥 통상적인 얘기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어떤건지 알 것 같다.

내 인생이 만족스럽고, 내 삶이 즐겁다면 그 기운은 분명 아이에게도 흘러가는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이 아이와 오래 있어주냐는 것 보다,

함께 하는 시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그리고 엄마로서의 내 삶에만 말고, 여자로서의 내 삶에도 집중하고, 내 미래에 대한 꿈도 늘 되새기며 살고 싶다.


그래. 그렇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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