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사건이 ‘또’ 벌어졌다

아 놔 진짜 후

by 사샤

https://brunch.co.kr/@sacha/8#comments

내가 이 글을 쓴 게 불과 지난달이다. 그런데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지. 아래 링크들을 클릭하면 한숨 나오는 일들의 정체를 한방에 파악하실 수 있다.



노무현 정신 외친 '청년 이준석' 후보의 '언론관'

https://newstapa.org/article/KDjhF


법원까지 따라붙은 경호관‥팔 끌며 질문 방해 (이런 일도 있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 참내)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15312_36799.html


이제 질문 하나 하려면, 대답해야 할 권력에게 그대로 손목이 붙들려서, 다섯 손가락 자국이 남은 자리가 벌겋게 부어오를 준비를 해야 한다. 전화,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팩스 (아오 지겨워) 등을 통해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하니 어쩔 수 없이 직접 물어보려고 현장까지 힘들게 찾아갔더니만 헛소리”한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이들을 마주해야 한다.


권력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로, 저만치 멀어져 가는 권력을 바라 보며 “질문도 못 하냐”고 목소리 높여야 한다. 나보다 키 크고 힘도 센 남성들과의 몸싸움에서 이기고 권력 코앞까지 달려가야 하는데, 러닝과 요가 등으로 무장한(?) 30대 여성 기자가 넘을 수 있는 허들은 아무래도 아닌 듯싶다.


아, 내가 지금 그냥 나 좋자고 물어보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까지 왔겠나. 시민들 대신해 권력에 질문하는 게 업이라서 이러는 거지. 이제 무서워서 앰부시(무슨 뜻일까? 글 하단 참고) 하겠냐고. 그러게, 나 앰부시 좀 안 하게 내가 대답 좀 해달라고 했을 때 제깍 대답해 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뭐가 그렇게 찔리는 게 많아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가 기자가 얼굴 앞에서 질문하니까 도망가기 급급하냐. 어떻게 공당의 대선 후보씩이나 되는 정치권력이 그 자질을 마땅히 검증해야 하는 언론의 질문을 이렇게 치졸하게 무시할 수가 있나.


방송기자연합회가 낸 성명 제목처럼, 난 정말로 정말로 우려가 된다. 나, 진짜 앰부시 나가기 이제 진짜 무섭다. 솔직히 나 정도면 앰부시 별로 안 무서워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두렵다.


앰부시를 해야만 하는 순간을 맞닥뜨리면 별 수 없이 해야 하는 게 우리들의 숙명이겠지만, 이렇게 다치고 밀쳐지고 끌려가는 기자들을 보면 당연 위축될 수밖에 없다. (누구도 이 기자들처럼 할 엄두가 쉽게 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본다면 더욱이 그럴 것이다) 질문할 용기를 내기 전에 주저하게 될 것이다. 기자들을 통해, 알아야 하는 수많은 사실을 얻어가는 시민들의 피해는 속절없이 커져만 간다.


[성명] 기자 밀쳐내기가 정치 풍토로 자리 잡을까 우려된다

http://reportplus.kr/library/%EC%84%B1%EB%AA%85-%EA%B8%B0%EC%9E%90-%EB%B0%80%EC%B3%90%EB%82%B4%EA%B8%B0%EA%B0%80-%EC%A0%95%EC%B9%98-%ED%92%8D%ED%86%A0%EB%A1%9C-%EC%9E%90%EB%A6%AC%EC%9E%A1%EC%9D%84%EA%B9%8C-%EC%9A%B0%EB%A0%A4/


기자로 사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음을 오래전부터 체감하고는 있었지만, 실제 함께 현장을 다니는 기자들이 겪는 고초를 생생하게 보고 있자니 앞으로가 참 막막하게 느껴진다. 더 생각이 복잡해지기 전에 우선 오늘 업무부터 마무리해야겠지만 말이다.


*앰부시(ambush) : ‘매복했다가 습격하다’는 뜻. 비판의 대상이 되는 권력에 여러 차례 정식으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묵묵부답일 때 앰부시 인터뷰를 시도한다. 취재할 권력의 동선을 파악해 현장에 미리 가 있다가 그가 나타나면 달려가 묻는 식이다. 비판할 권력에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또 하나는, 비판할 권력의 입장을 보도 전에 반드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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