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통 참고 요가하기 VS 쉬었다 요가하기, 당신의 선택은?
오늘은 아주 괜찮다. 어제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저께랑 그끄저께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놈의 근육통! 온몸 구석구석, 어디 하나 안 아픈 곳이 없었다.
팔뚝은 움직일 때마다 알이 배긴 느낌이 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 고통’에 불쑥 놀라고 말았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자 허벅지 뒤 햄스트링이 바짝 당겼다. 뱃가죽은 꼭 등 쪽으로 붙는 듯이 마찬가지로 땡땡하게 당겼다. 허벅지도 터질 것 같았다. 여기저기 아프다고 아우성치는 곳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그곳들과 비슷하게 고생을 해서인지 괜히 어깨 근육까지 긴장돼 버렸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장시간 거북이 같이 목을 빼고 있는 날에 슬금슬금 올라오던 어깨 통증이 생겼다.
물론 이 고통의 원인은 요가다. 그끄저께, 그러니까 월요일 점심시간에 아쉬탕가 요가를 한 게 시작이었다. 어쩌다 보니 지난주 금요일에 요가 대신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 러닝을 했었다. 그리고 주말에 바빠 운동을 못했으니 3일 연속 요가를 못한 상황. 월요일의 해가 뜨고, 피곤하고 뻐근한 몸을 이끌고 회사에 갔다가 (잠깐 있다가) 그 앞에 있는 요가원에 갔다. 힘을 뺀 지 며칠 됐으니 아사나(요가 동작)를 하면서 힘은 넘치는데, 원체 몸이 굳어 있었다 보니 자세가 제대로 안 됐다. 유연성과 균형감이 저번주만 못 했다. 그래도 뭐, 오랜만에 요가, 특히나 내가 요즘 짝사랑에 빠진 M 선생님의 아쉬탕가 요가와 함께 했으니, 아사나 완성도와 무관하게 행복한 점심시간을 보냈다.
‘아니 잠깐 이상한데…. 엇…!’ 오후 일과 때였다. 몸 이곳저곳에서 스멀스멀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래도 이날까지는 빡센 요가를 해서 근력 운동이 잘 됐나 보다, 하고 넘겼었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 날 화요일부터였다. 침대에서 자다 베개에서 머리를 떼며 일어나자마자 으악. 억. 엇. 몸살 걸린 사람마냥 몸이 누구한테 두들겨 맞은 듯이 아팠다. 그런데 와중에 이 요가 중독자, 점심시간 요가 수업을 또 예약해 놨다. L 선생님 수업은 그래도 순한 맛이니까 괜찮겠지, 라고 잘못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P 선생님보다 순할 뿐이지 L 선생님은 절대 순한 맛 요가 안내자가 아니다. 어쩌면 그냥 매운 맛.)
이날 L 선생님의 매트 필라테스 수업은 이미 고통받고 있는 내 근육들을 마저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아주 이렇게 찢긴 근육들이 물과 단백질과 휴식을 먹고 회복하면, 나 자신, 아주 그냥 마동석 님 못지않은 몸짱이 돼 있겠어…. 이런 허튼 상상을 하며 이쯤에서 포기할까, 수없이 고민하며 ‘적당히’ 요가했다. 나름 적당히 했는데도 근육통 때문에 미치겠는 상황이 됐다. 고통의 오후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이 고통의 현주소를 남편에게 말하니 “쉬어야 한다”는 강경한 메시지가 돌아왔다. 아, 내일 저녁에 P 선생님 빈야사 요가 수업 예약해 뒀는데. 내 눈에만 벌겋게 보이는 피눈물이 양쪽 눈에 흘렀다. 눈물을 닦고 P 선생님 수업 예약을 취소했다.
요기니가 되기 전에도 필라테스, 복싱, 헬스 PT,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섭렵(?)해온 나다. 당연히 이 운동들을 하면서도 근육통이 있었지만 이중 ‘원 톱’은 단연 요가다. 요가를 일주일에 4~5번, 많으면 6번까지 하는 최근 몇 달 동안에는 근육통이 아예 없었던 날이 손에 꼽힌다. 강도 높은 요가에 입문한 지가 그래도 몇 달 됐는데도 오히려 이번 달 들어 근육통 강도가 세졌다. 요가와 근육통의 상관관계, 이제는 좀 확실하게 알고 싶어졌다. 각종 포털과 SNS에 요가와 근육통을 검색했다. (아직 챗지피티와 친해지지 못한, 챗지피티를 아직 믿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 되시겠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쉽니다. 몸에도 휴식이 필요해요.” 한 요가 선생님께서 올린 글에 적힌 문장이었던 것 같다. 뜨끔했다. 언제부턴가 요가든 러닝이든, 매일 하나라도 하지 않으면 마치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생각이 들곤 했으므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요가 두 탕 또는 요가 플러스 러닝, 이렇게 낮과 밤에 걸쳐 총 두 탕을 뛰지 않으면 찝찝한 마음이 됐었으니까. 그래, 이런 생각과 마음이야말로 잘못된 것이었다. 내 컨디션보다 중요한 것은 없거늘. 몸에도 응당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참, 근육통을 견뎌 가며 요가한 이유가 있긴 하다. 초보 요기니일수록 매일 요가하는 게 좋다, 아사나들이 익숙해져야 한다는 또 다른 요가 선생님의 말이 있었다. 무엇보다 내 경험도 존재했다. 근육통을 참고 요가를 하면, 어떤 날에는 되려 아사나가 전보다 더 잘 됐다. 아쉬탕가 요가를 한 다음날의 매트 필라테스 요가. 보트 자세와 유사한 동작을 했다. 엉덩이를 매트에 둔 채로 상체와 하체를 들어 올려 몸 전체를 브이(V) 자 형태로, 보트 모양으로 만들었다. 원래 이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도 힘이 달려 무릎이 굽혀지곤 했는데 이날은 다리가 비교적 일자로 펴졌다. 그만큼 다리가 훨씬 부들부들 떨린 건 안 비밀. 그렇지만 복근에도 힘이 엄청 잘 들어가는 느낌.
아…. 이게 바로 성장통? “근육통이 와도 그 몸으로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지거나 그 동작을 하는데 더 쉬워지는 경험을 한다”는 글도 찾았다. 뭐가 맞는 걸까. ‘근육통은 내 친구’라고 여기며 근육통 친구에 굴하지 않고 매일 요가하기? 몸에 휴식을 줘 가며 여유 있게 요가하기? 우선 어제 수요일에는 휴식을 택했다. 의외로 수요일이 되니 근육통이 크게 줄어 그냥 요가 갈까, 싶었지만 저녁에 중요한 일정이 있어 꾹 참았다. 대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목요일에 점심시간 요가를 했더랬지. 근육통 없이 편안하게 요가를 마쳤다. 덕분에 내일 아침에도 요가할 수 있다. 몰아쳐서 수일 연속 요가하다, 잠깐 멈췄다, 다시 몰아쳤다가, 또 쉬었다가, 이래야 되나. 오늘도 답을 찾지 못한 귀여운 나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