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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창우 Dec 06. 2018

사색5. 분노의 테니스

2월 25일(화)

출근하지 않는다.      


지난 일요일 목사님께 회사에서 이렇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제 결국 그렇게 되었다고, 지난 주일 예배 때 설교처럼 인생에서 신앙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는, 실직을 신앙으로 승화시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다.  


목사님 전화가 온다. 창우, 테니스 치자, 집 앞 학교 운동장으로 나오란다. 100개짜리 볼박스를 두 번 치고, 옆 코트에 있는 커플과 복식 경기를 한다. 게임스코어 6:2, 분노 가득한 서브와 스매쉬로 사정없이 커플을 박살낸다.


목사님 댁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목사님 집 밥이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강주영 누나도 불러 식사를 같이 하잔다. 주영 누나는 박사 학위를 따고도 취업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누나는 일자리의 높은 벽을 토로한다. 현대 사회에서 취업은 개인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이다. 문제인지는 알겠는데, 이걸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밥 한술도 목구멍으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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