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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Jun 26. 2023

여름 밤의 소소함

공상과학

미즈마루상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사실 딸을 갖고 싶어했지만 그런 것이 자신의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에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타이요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타이요는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귀여운 얼굴에 생글 생글 웃고 있지만 어른들이 뭐라고 말하면 그에 맞는 반응을 하였답니다. 미즈마루상은 예민한 사람인지라 타이요의 총명함을 단번에 알아 보았답니다.


여느 아빠들이 자식을 남들과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미즈마루상은 나름대로 객관적이며 자기 자식이라 하여 달리 보거나 하는 그런 아빠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느 아빠들처럼 다정한 모습과 관심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오히려 가족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한다고나 할까요. 그게 가족을 지키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좀 고리타분한 아빠였습니다. 


어느날 타이요가 미즈마루상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미래보단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는것이 나을까요?'


저녁 창으로 여름 바람이 조금은 시원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둘은 오랫만에 침대에 나란히 누워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타이요는 지금 이순간이 너무도 행복하다 말했습니다. 미즈마루상도 아들에게 나역시 행복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대화중 문득 타이요가 말한 것이었습니다.


미즈마루상은 대답 했습니다.


'아빠는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은 잠시 접어두고 사는 그런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었단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든다. 조금은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생각해도 될것 같다. 그게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떤것이 옳다는 문제는 아니지만 커다란 행복을 위해 목표를 설정해도 지금 현실의 행복도 느낄 수 있는 유연함을 때때로 발휘하는게 맞다고 생각해.'


미즈마루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지만, 예민한 사람이라 지금의 현상들을 모두 느끼지만 목표를 위해 잠시 못본척 앞으로 나아가느라 많이 지쳐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타이요에게 이런 질문을 받고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그런 질문을 하는 타이요가 대견하다 생각했습니다.


'아빠. 4개월뒤에 나오는 게임을 기다리고 그때 모은 돈으로 사는게 더 행복하겠죠? 지금 사고 싶은 게임을 사는것 보다 그게 낳겠죠?'


그렇다. 타이요는 게임을 사고 싶어했다.


타이요는 현재의 나이에 맞는 대상을 통해 인생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즈마루상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것을 통해서도 타이요가 인생의 한 부분적인 고민을 하는것에 대견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빠인 그는 그런 고민을 하는 타이요에게 게임을 사주고 싶었지만 그건 옳은 일이 아니라 생각해서 조금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때론 행복을 더욱 크게 확장하는데는 결핍도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죠. 기다리는게 더 맞는 거겠죠?'


그날 미즈마루상은 타이요와 게임이야기로 오늘의 여름 밤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그 마음은 타이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빠. 오랫만에 아빠랑 함께 게임도 하고 싶어졌어요.'


미즈마루상과 타이요는 좀더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행복이 무언지 조금은 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즈마루상의 커다란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둘은 사랑이란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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