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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Jul 02. 2023

돈은 다 같은 돈이지, 이상한 돈 없잖아.

공상과학

미즈마루상에게는 아내가 있다. 미즈마루상과 같은 이는 결혼을 못했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는 생각보다 빨리 결혼을 해서 현재 20년 가까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떻게 결혼을 했을까. 그의 아내는 정말 천사와 같은 사람이기에 그를 구원했을 거라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미즈마루상은 보이는 것과는 다른 면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었다.


그날도 미지마루상은 일찍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동네의 어떤 이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그는, 오늘도 커피숍을 청소하고 커피 로스팅을 하고, 빵을 구우면서 분주하게 시작한다. 그는 이 아침시간을 사랑한다. 오직 혼자만 이 골목에서 사색의 시간과 함께 아침을 맞이할 수 있기에 너무도 좋아했다. 매일 같은 모습이지만 그는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설레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커피 한잔 주세요.'

'오리지널 따뜻한 거요?'

'네..'


전에도 말했듯이 미즈마루상은 손님을 보면 그들이 어떤 종류의 커피를 마실지 예상하곤 한다. 그가 보기에 이번에도 따뜻한 것을 마실 손님이라 예측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맞았다.

그는 아침에 밝은 기운이 가득 찬 손님들이 찾아주길 바라지만, 대부분의 아침은 그렇지 못했다. 아마도 다들 전날의 피곤함을 이겨내려고 커피를 주문하는 이유이기에 그럴 것이다. 알지만, 그렇지만 미즈마루상에게 그들은 안정감을 방해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사실 그럴 때 미즈마루상은 심술을 내며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고 퉁명스럽게 손님을 그냥 보내기 일쑤였다. 정말 남들이 보면 못되고 배부른 마스터의 모습 그 자체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출근할 때 아내가 한 말이 기억이 나서였던 것 같다.


'당신에게 손님은 이상한 사람과 이상하지 않은 사람 둘로 나누잖아. 물론 잘 못된 행동이지만, 그래 그럴 수는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손님들께 받는 돈이 이상한 돈은 아니잖아요. 모두 같은 돈이에요. 우리 가족이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것이에요. 그러니 오늘은 조금 마음을 편히 먹어봐요. 그럼 어제보다 더 좋은 하루가 될 거예요. 잘 다녀와요.'


아내는 미즈마루상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결혼이 가능했을 것이다.


'알겠어요. 당신 말대로 노력해 볼게요.'


그래서인지 미즈마루상은 아내의 말처럼 어제 보다는 더 좋은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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