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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Jun 13. 2023

난 널 잘 알고 있다.

공상과학

그 남자는 이성들에게 독보적으로 인기가 많다.


마루이는 모든 여성들에게 인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의 친구들은 항상 그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마루이가 특별히 잘생기거나 스펙이 좋거나 유머가 좋은 것은 아니었기에 그렇게 이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 너무도 의아했다. 오히려 동성 친구들 사이에는 모두 그를 찐따 취급한다.


마루이는 호기심이 많은 남성이었다. 생활 모든 것 이성과 동성 가리지 않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솔직하게 묻고 했다. 때론 질문들이 조금은 상대를 당황하게 할 정도로 솔직한 질문들이었지만 다들 이상하리 만큼 가슴속 어딘가 모를 한 군데가 막혀있다가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질문을 받으면 잠시 생각하고 대답을 해주면 마루이는 또 그와 관련된 다른 질문을 하곤 했다. 따라서 대답하는 사람도 뭔가 모를 텐션에 신이 나서 성심 성의껏 대화에 열중해주곤 했다.


그렇다 마루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숨겨져 있는 어떤 것을 꺼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인기가 많았다. 마루이는 질문을 잘하고 잘 경청한다.


어느 오후 점심 식사 시간이었다.

새로운 신입사원 아즈미 양이 마루이와 함께 한 식탁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아즈미는 마루이와 같은 영업 1팀의 새로운 직원이었다. 마루이는 아즈미와 한 팀이 되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둘은 성향이 너무도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아즈미 양 또한 마루이처럼 어떤 호기심이 생기면 그것들을 즉각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동료들은 둘이 어떻게 팀을 이루어 일을 하게 될까 하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그들이 점심시간에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떨어져 있어서 잘 들리지는 않았다. 다만 서로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마루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계속 아즈미가 쏘아 부치듯 이야기를 홀로 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궁금함을 참지 못할 정도였다.


'탁'


수저와 젓가락을 식탁옆에 탁 내려치는 소리였다. 마루이가 그런 행동을 하는 모습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째서 마루이는 아즈미와 대화도중 화가 난 걸까? 구내식당 모든 이들의 시선이 탁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마루이는 아무 말없이 식탁을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의 사무실 자리로 돌아갔다. 홀로 남겨진 아즈미의 표정은 우리의 예상과 달리 미소를 띠며 남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정말 기괴한 광경이라 생각된 사람들이 조금씩 아즈미의 곁으로 다가가 좀 전의 상황을 물었다.


'아즈미, 도대체 무슨 대화 중이었는데 그러는 거야?. 무슨 일이 있었어?'


사람들의 질문들이 아즈미를 향했다. 아즈미는 사람들의 질문에 아랑곳없이 식사를 계속했다. 그냥 아무 일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아즈미, 마루이씨가 저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야. 마루이씨는 언제나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도대체 무슨 대화를 했는지 궁금하다.'


한참 질문에 골똘히 생각하던 아즈미의 대답은.


'모르겠는데요. 정말 몰라요.'



그날 이후로 마루이는 예전처럼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일이 없어졌다. 대화 자체가 없었다. 누군가 말을 걸면 그냥 단답형의 대답만 할 뿐이었다.


그는 그날 이후로 마루이는 더 이상 인기남이 아니었다. 그가 변했다.

우리가 들은 바로 아즈미와 마루이는 그날 별다른 대화를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마루이의 생각을 우리가 모두 이해하긴 어려웠다. 다만 그가 변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쉬운 일이었다.


상황이 그러한데도 평소와 같은 사람은 아즈미뿐이었다. 아즈미만은 여전히 마루이에게 평소처럼 솔직한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로 계속 접하는 사이여서 그런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여전히 마루이는 단답형의 대답만 할 뿐이었다.


더 이상 구내식당에서와 같은 감정표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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