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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cony Review Mar 25. 2020

지하 1층 밑에는 지하 2층이

조금은 유별난 암 투병일기 (6)

잠시 자리를 비웠던 학교로 돌아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카톡" 

"오빠 나 응급실이야. 배가 너무 아파서 왔어"


가슴이 무너졌다. 무슨 일일까. 내가 일어났을 땐 한국은 새벽이었고 와이프는 카톡을 확인하지 않았다. 뭐지. 그토록 우리가 두려워했던 전이일까? 


학교를 갈 수가 없었고 와이프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 통화를 했고 복부 CT 결과 '게실염'이라고 했다. 생소한 단어여서 영어로 게실염이 뭔지 찾아보고 암이랑 관계가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흔하지 않지만 소화기에 전이된 게 게실염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난해한 논문이 나왔다. '아니겠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심장을 때리는 카톡이 하나 더 왔다. 


"폐 CT도 찍어보자네?" 


'왜? 도대체 왜'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두려움을 와이프에게 티 내면 안 되었기에 "아 그래? 역시 큰 병원이라 꼼꼼하네"정도로 둘러댔다. 


종양내과 주치의가 8월 마지막 항암 이후 처음으로 와이프를 찾아왔다고 했다. 안 좋은 사인이었다. 수술 전 폐에 보였던 염증이 암이었다고 한다. 세 달 사이에 크기가 커졌다고 한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았다.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고 병원에 도착하여서 와이프를 안고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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