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함이 아닌 불편함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다고 하면 늘 말하는 게 있다.
"혼자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부모님이 편히 눈을 못 감겠네."
"많이 불편하겠다."
이 말이 맞기도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숱한 일이 있었고 많은 경험을 했다. 그러면서 내 눈이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눈이 불편한 건 물론 힘든 일이다. 앞을 보지 못해 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안내 없이는 어딘가를 가기도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이 설명해 줘야 물건을 볼 수 있고 혼자서 우편물도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때로는 지폐도 헷갈릴 때가 있고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심하면 다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실수를 저지르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전혀 불행한 게 아니라는 걸 나는 알게 됐다. 장애가 있다는 건 불편함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게 불행함으로 되는 게 아님을 여러 장애인을 만나며 배웠다.
다들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그 장애에 맞는 노하우를 가진 채 살아감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내 장애에 지지 않고, 나는 장애가 있으니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뭐든 도전 해보려고 한다.
그게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배우는 경험이 나를 더 성장시키고 앞으로 나가게 하는 힘을 준다. 장애는 불편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불행한 게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때로는 장애로 인해서 지치는 일도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장애가 있으므로 해서 다른 사람들과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할 때 좌절을 느낄 때가 잇음을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언제나 길은 열려 잇었다. 그 길은 좁아서 보이지 않앗을 뿐 늘 내 곁에 있었다는 걸 좌절 후에 알게 됐다.
지금 글을 쓰는 나 역시 여러 좌절을 맛 봤고 그 좌절 속에서 길을 찾았다. 때로는 희망의 길이 되기도 했으나 그 길이 쓰디쓴 길이 될 때도 있었다. 그래도 그 길이 있어서 내가 한 가지라도 삶을 배울 수 있어 감사한 순간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어떤 길이든 깨달음은 존재하고, 그 안에서 배움도 존재한다. 그리고 불편함 속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배우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그 일을 통해 경험이 쌓이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장애는 불행한 게 아니라 불편한 것 중 하나이다. 그러니 위축될 필요ㅛ도 없고, 자신을 낮출 필요도 없다. 장애인은 장애인 자체로도 빛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곡 중 ;개똥벌레;라는 곡이 있다. 이 곡처럼 장애인들도 개똥벌레에서 반딧불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를 바란다.
비장애인과 함께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면 천천히 하면 된다.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 오늘도 그런 삶이 이뤄져 모두가 웃으며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