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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May 30. 2019

황혼녘


조금은 주저해도 좋았을
운명들, 비밀을 겨냥한 환상들.
끝끝내 돌아오지 않을
애증들, 불순한 미련들.
취기에 기생하는 이름들.
새벽마다 부서져 내리는
설운 얼굴들.
한번쯤 휩쓸려도 좋았을
철모르는 유혹들
봄한철, 한때의 격정들
너의 입김들. 너의 체온, 오랜 침묵의 의미들.
뇌리를 스치웠던 미래, 남루한 배경들
어디론가 사라진 철새들, 상실한 나무들
노을진 언덕, 그 지친 황혼녘
불가역의 세월들.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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