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려는 ○○이에게
내가 너의 삶에서 빨리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었다.
네가 나에게 말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할때 더 그랬다.
어쩌면 네가 힘들게 거쳐왔던, 슬프고 위태롭고 불쾌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일테니까.
네가 지금처럼 자유롭고 당당하던 때가 아니라, 초라하고 보잘것없다고 여기던 때를 상징하는 존재.공간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이따금 만나는 작별통보는 익숙하다.
누군가 떠나가는 것은 준비된 일이다.
슬프기도 아쉽기도 하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도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다.
너의 삶과 미래에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생각했다. 내가 원하던 일을 네가 원하는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했다.
다음 공간에서는, 네가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과거들을 이겨낼 수 있기를.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을 믿고, 밝게 웃고 어우러지기를.
너는 충분히 그럴만한 좋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