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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Jul 09. 2017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BUW)의 "밖"

초록벽과 하늘 유리, 인공적이며 자연적인 건축

내가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Biblioteka Uniwersytecka w Warszawie)

처음 방문한 건

2008년 6월말이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Vilnius)발 야간버스를

함께 타고 오다 우연히 알게 된

몰도바 친구 릴리아나가

오후에 자기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으니

같이 보자고 해서,


빌뉴스 대학에서 함께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는

그녀의 친구들,

즉, 일본 여자애 2명과 폴란드 남자애 1명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그 중 바르샤바 출신 토마슈(Tomasz)가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이

바로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이었다.


[사실 릴리아나와 그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가

좀 더 복잡한데,

그렇지 않아도 사진이 많은 이 포스트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쓰다가 지웠다.]


비스와 강변에 자리잡은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친환경적인 느낌의

색이 균일하지 않은 빛바랜 녹색 건물이었고,


밖에서 볼 때는

그냥 통유리가 인상적인

(물론 유리만으로 된 건 아니었다),

지은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근사한 현대적 건물이구나 싶은데,


도서관 바로 옆 그리고 옥상 위에

정원이 조성되어 있고,

옥상 위에는 전망대도 있었으며,

그 정원과 전망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했다.

 

우린 그 도서관이 매우 마음에 들었고,


다른 방문객들과 마찬가지로

옥상 위 정원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보니 관광안내책자에는

대체로 나오지 않던데,


아마도 바르샤바 대학에서 학부과정을 마친 듯한

토마슈(Tomasz)가 아니었으면

그런 게 거기 있는지도 몰랐을 거다.


덕분에 다른 외국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나만의 바르샤바 관광명소가 생겼다.


근데 여기가 또 관광명소로 소개하기엔,

너무 소박하긴 하다.


아무 기대 없이 가서

만족도가 컸던거지,

관광안내책자에 나온 설명 보고

기대 잔뜩 하고 갔으면

좀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바르샤바 대학 학생이 아니니

당연히 도서관 안에 들어가는 건 꿈도 안 꿨지만,

그래도 옥상에 난 유리창으로

도서관 안을 언뜻 들여다보며

'저 안에서 공부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5주간의 체류를 마치고

바르샤바를 떠나기 얼마 전

우연히 한국인 지인 o님을 만났을 때,

아쉬워하며 그 이야기를 했더니


"바르샤바 대학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등록하면 입장할 수 있다"


는 알짜 팁을 알려줬다.


물론 그 때는 이미 등록하긴 늦었었다.


하지만 그 후

2013년, 2016년 바르샤바에 다시 가게 되었고

그 때마다

체류기간 초반에 일찌감치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에 등록했다.


이제 두 개의 포스트에 걸쳐

바르샤바대학 도서관의 안과 밖을 소개할까 하는데,


우선 관광객으로서

밖에서 본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관람부터 시작한다.



1.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밖"의 "밖"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아래 지도에서 초록네모]은

1816년 바르샤바 대학이 지어질  때

처음 세워졌으며,

원래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주황색 네모] 안에 있었는데,

1999년 캠퍼스 밖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위치, 출처 구글)

지도: https://www.google.co.kr/maps/place/%EB%B0%94%EB%A5%B4%EC%83%A4%EB%B0%94%EB%8C%80%ED%95%99+%EB%8F%84%EC%84%9C%EA%B4%80/@52.2411387,21.0181037,16z/data=!4m5!3m4!1s0x0:0x8eb2228ca1bb062a!8m2!3d52.2425709!4d21.0244552


1999년 이전의 대학 도서관은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 동쪽 끝에 있는

이 고전적 건물이었다.


건물은 고풍스럽고 아름다운데

도서관으로 쓰기엔 규모가 작아 보인다.


(2016년 7월, 바르샤바 대학, Warszawa, Poland)


캠퍼스 밖에 새로 건설된

현재의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은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에서 멀지 않지만,

그래도 아주 가까운 건 아니다.


그런데다가

위 지도에서 보듯이,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와 도서관 사이에

녹지가 있는데,


이곳은 대학과 관계 없는 별개의 공원이라

그 안의 산책로는

두 공간 사이를 연결해주는 통로로서의 효율보다는

'목적없이 걷기'라는 산책의 목적에 충실하게

공원을 벗어나지 않은 채

계속 걸을 수 있는 동선을 유지하게 하는 데다가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는

아무데서나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아닌

출입구가 두 개 있는 닫힌 공간이라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에서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까지 가려면

길을 좀 돌고 돌아 가야 한다.


그래서 10-15분은 걸린다.


위 지도에서 보이듯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건물은

비스와(Wisła) 강 옆,

코페르니쿠스 과학 센터[하늘색 밑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2호선 "Centrum Nauki Kopernik(코페르니쿠스 과학 센터)"역에서 내려 걸어가거나

105, 118, 127번 버스를 타고

"Biblioteka Uniwersytecka(대학 도서관)" 01/02

정거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있다.


위 지도의 빨간 네모는

다른 포스트에 이미 소개한 곳,

하늘색 밑줄은

추후 다른 포스트에서 소개할 곳이다.


즉, 주변에 관광명소가 적지 않다.


또한

지도에서도 보이듯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근처엔 녹지가 많지만,


비스와 강변이 보이는 전망 덕분에

매우 고가일 것 같은,

지은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높지 않은 아파트와

캐주얼한 느낌의 식당, 카페들도 많다.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바로 건너편에도

지은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무언가 중요한 기능을 할 것 같은

커다란 건물이 하나 서 있는데,

그것도 바르샤바 대학의 일부다.


그 건물 안에는

응용언어학부 (Instytut Lingwistyki Stosowanej Uniwersytetu Warszawskiego),

로망스학부 (Instytut Romanistyki Uniwersytetu Warszawskiego)

게르만학부 (Instytut Germanistyki Uniwersytetu Warszawskiego)

헝가리학과(Katedra Hungarystyki Uniwersytetu Warszawskiego) 등이 있는데,


그 안의 개별 학부의 소형 도서관에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자료의 일부가

소장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이 건물은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의 일부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이 건물은 각각의 방향이

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이건 동쪽,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앞 건물, Warszawa, Poland)


이건 북서쪽,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앞 건물, Warszawa, Poland)


이건 남쪽 모습이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앞 건물,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앞 건물, Warszawa, Poland)


이제 그 건물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이 나온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1999년에 건설된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은

약간 바랜 것 같은 느낌의 녹색 벽과

유리 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 전면에는 산스크리트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아랍어, 고대교회슬라브어, 고대러시아어 등의

텍스트와 악보, 수식이 적힌

8개의 거대한 판넬이 붙어 있고,


이걸

"문화적 전면(fasada kulturalna)"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그 "문화적 전면" 남쪽과 북쪽 끝에

도서관 건물 외부 출입구가 있는데,


남쪽에는

도저히 왜 저걸 저렇게 세워놓았을까 싶은,

내 눈에는 아무래도 이상해 보이는

꽃분홍색 철제 조형물이 있고,


북쪽에는

도서관에 딸린 정원으로 향하는 출입구가 있다.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도서관 담벽에는 담쟁이 넝쿨이 있어서

도서관 자체가 그냥 나무 같고, 자연 같다.


난 이런

흔치 않은 디자인이

매우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느껴져

젊은 건축가의 작품이려거니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두 명의 건축가 중

Marek Budzyński 는 1939년생이고

Zbigniew Badowski에 대한 자료는 못 찾았다.


아마 젊은 건축가라면

사진이나 SNS 자료가 검색이 되었을텐데,

안 되는 것보면 적어도 젊은 건축가는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시대 정신에 발맞춰가는,

혹은 시대를 앞서가는 젊은 감각을 갖기 위해

육체적 젊음이 필수적인 건 아닌거다.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전체가

대체로

이런 빛바랜 녹색 건물에

통유리 혹은 큰 유리와

담쟁이 넝쿨이 붙어 있는 스타일이다.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전면의 반대편,

그니까 동쪽,

비스와 강변에서 본 모습은 이렇다.


아래 사진의 가장 꼭대기 둥그런 은색 부분은

도서관 옥상으로 올라간 사람들이

비스와 강변의 풍경을 바라보는 전망대다.


아래쪽에 1886-1936이라는 숫자는

무언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앞에도 아무것도 안 써 있고,

검색도 안 된다.


가까이 다가가면

물이 쫄쫄쫄 나오는 작은 수도 같은 것이 보인다.


(2016 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 전망대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이 펼쳐진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유리 첨탑이 고딕 양식을 연상시키는 것이

비스와 강변쪽의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건물은

좀 더 클래식한 느낌이다.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도서관 북쪽 출입구 쪽에 있는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를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없다.


아마 찍을려고 생각만 하다 말았나 보다.


아쉬운 대로

어느 날 밤 도서관에서 나오다 찍은

아래 사진

저 멀리 보이는 낮은 철문이

바로 정원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다.


이 날은 저녁 하늘이 묘하게 아름다웠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그 철제 쪽문 너머로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산책로도 있고,

풀밭도 있고,

꽃도 있고,

나무도 있고,

그냥 흔한 공원같다.


사진 오른쪽의 건물이 도서관인데,

경사진 조형물이 아마도

태양열 집열판이 아닐까 싶다.


빛바랜 낡은 녹색 때문에

친환경적으로 보일뿐 아니라

실제로도 친환경적인거다.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런 조각도 있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건 정원쪽에서 본 도서관 건물이다.


아래 푯말에

Nie ma przejścia (통로 없음)

이라고 쓰여 있는데,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녀서 그런 푯말이 붙인건지,

아님

푯말을 보고 사람들 마음 속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한번씩 들어 가본건지,


푯말이 무색하게,

그 뒤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통로가 보인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건 정원 안의 연못이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꽃밭도 있다.

한국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이국적인 꽃들이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그리고 이제 그 꽃들을 따라가다 보면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옥상 정원이 등장한다.



2.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밖"의 "위"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옥상 정원은

풍경 건축가(Architekt krajobrazu, Landscape architect)

Irena Bajerska의 작품이며

도서관 건물 완공 3년 후인

2002년에 개장했다고 한다.


이 옥상정원이 없었다면

관광지로서의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의

매력은 반감되었을거다.


옥상 정원(Ogród Dachowy)

유럽에서 가장 큰 옥상 정원이라고 하는데,


이런 규모라는 양적 가치보다는

다양해서 재미있고,

자연스러워 편안하고,

잘 연결된 통로와 적절하게 배치된 벤치를 가진,

걷고 쉬기 좋은 곳이라는

수량화하기 어려운

질적 가치가 큰 공간인 것 같다.


2013년

바르샤바에 잠깐 들렸던 한국인 지인 2명을

모두 여기로 데리고 갔는데,

다들 좋아했다.


옥상 정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완만하지만 그 갯수는 만만하지 않은

콘크리트 계단을 총총 올라야 한다.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계단에 다 오르면

동그란 창문 안으로 도서관 내부가 보인다.


아래 안내문은

건물의 유리 표면 터치 금지

라는 뜻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여기 서서

창문을 두드리나보다.


이게 도서관 건물이라는 걸,

그 안이 도서관 열람실이라는 걸 잊은

정신 없는 관광객들이 있나보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 창문은

도서관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

이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본

햇살 가득한 도서관 내부가

너무 근사해서

한번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2008년 6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그 유리창 옆에는

이렇게 두 겹의 돔 모양 공간이 있다.


위를 감싼 나뭇잎 돔 가운데는

동그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아마도 아래 유리 돔 아래

도서관 내부에

자연광이 비치게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아무튼 여기 이렇게

둥그런 유리 돔을 앞에 두고

구멍 뚫린

나뭇잎 돔 아래 서면,

저 구멍을 통해

우주로 날아올라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그 곳에서 여러 방향으로 난 작은 길들을 따라 가면

이제 본격적으로 옥상정원이 시작된다.


우선

이런 좁지만, 걸으면 기분 좋은

아늑한 초록 터널길이 있는데,

그냥

친환경적으로

보기 좋게 만든 길인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이 중 어떤 나무에는 포도가 열린다.


실용적이기까지 한거다.


그 포도를 따먹는 사람들도 가끔 있던데,

그렇게 지나다니며 따먹으라고 심어놓은 건지,

아님

다른 목적으로 심은 건진 모르겠다.


잘 보면 사진에도 포도송이가 보인다.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또다른 한쪽에는

이렇게 널따란 정원도 있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중간 중간에 초록색 철제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6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정원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도서관 지붕은

유리로 되어 있는데,

그 유리에 하늘이 고스란히 담긴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유리 하늘 위로 철제 계단으로 된 통로가 있는데,

2008년, 2013년에는 그 계단을 오고 갈 수 있었다.


철제 계단이라 칭칭 소리도 나고,

높은 곳이라 좀 무섭기도 했지만,


여기 오르면

바르샤바 시내 조망이 더 좋아질 뿐 아니라

발 아래로 유리 하늘을 내려다보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과 2016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님

그냥 단순히 보수나 점검을 하는 건지

2016년엔

관계자만 통행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 그 유리 하늘은

가까이 할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비록 발 아래 거대한 유리하늘을 볼 순 없고,

좀 낮아서 덜 극적이긴 해도,

유리천장 위로 놓인 철제 계단은 곳곳에 있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비스와 강변 전망대로 가는 길 또한 그 중 하나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옥상정원 동남쪽에 끝에 있는 전망대에 서면

비스와 강변의 확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기분 좋은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친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건 전망대에서 본 도서관 건물.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6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여기에 서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길 건너 알록달록한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Centrum Nauki Kopernik),

비스와 강변 건너편 풍경,

비스와 강 위

스벵토크지스키 다리(Most Swiętokrzyski),

그 뒤로

접시 위에 가시가 사방으로 뻗은 것 같은 모양의  

강건너 바르샤바 국립경기장(PGE Narodowy) 등

이것저것이 다 보인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고요한 비스와 강과

그 위 끝없이 펼쳐진 하늘의 푸른 빛인 것 같다.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이 전망대 뿐 아니라

옥상 정원 곳곳에서

도서관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


도서관 서쪽과 남쪽엔

주택가가 보이는데,

주변 건물들도 별로 높지 않아

시야를 서로서로 가리지 않는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도서관 북쪽에서는

도서관 건물 옆 정원이 한 눈에 들여다 보이고,

멀리

바르샤바 구시가(Stare Miasto)도 보인다.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08년 6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BUW,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도서관,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바르샤바 대학도서관, Warszawa, Poland)


사실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건물 자체가

딱히 친환경적인 것 같지는 않다.


콘크리트, 유리, 철제 같은 인공의 것들로 만들어진

그냥 흔한 현대 건축이다.


하지만 그 옆에 딸린 정원이며,

옥상정원이며,

그 안의 나무며, 풀이며, 꽃이며,


그것 자체는

매우 계획적이고 인공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품고 있는 자연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음이 편안하고 친숙하고,

또 그 안의 자연과

그것의 배치가 다채로와서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옥상정원 위에서,

매순간 새로운 얼굴을 내비치는

그 높고 넓고 맑은

바르샤바의 하늘에 좀 더 가까이 서서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뭔가 세상 한 가운데 서 있으면서

동시에

세상 밖에 서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르샤바에 있으면서

가끔씩 그냥 생각나거나

지인을 만나거나

그 근처를 지나게 되면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옥상에 올라가곤 했는데,


사실 내가 더 많이 간 곳은

바르샤바 대학 도서관 안쪽 열람실이다.


이제 다음 포스트에서는

관광객의 영역 너머에 있는,

초록 벽과 하늘 유리 안의 세상,

바르샤바 대학 내부를 좀 둘러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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