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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Oct 08. 2017

움직이고, 보고, 느끼고, "폴란드에 반하다!"

바르샤바 교통 (2) 지하철, 자전거, 택시, 기차, 비행기


지난 포스트에 이어,

알수록 매력적인 도시

바르샤바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바르샤바 대중교통 시스템을 좀 더 둘러보겠다.



3. 지하철


유럽엔 지하철 없는 대도시가 생각보다 많고,

노선도 서울처럼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지하철은 3호선까지 있었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의 지하철도 3호선,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지하철은 2호선만 있다.


그나마 소피아의 첫 지하철은 1998년에,

아테네의 2,3호선은 2000년 이후에 건설되어

그 이전엔 지하철이 1라인만 있거나

아예 없었고,


그 밖에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라트비아 수도 리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엔

지하철 자체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하철이 있어도 2-3호선 밖에 없으니

지하철로 못 가는 곳이 많아,

이런 도시들에서는

서울처럼 지하철이 도시 어디든지 데려다주는

가장 중요한 교통 수단이 되지 못한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도

1995년에야 처음으로 

1호선 일부 구간이 운행되기 시작해

2008년에 전구간이 완성되었고,

2015년에 2호선이 완성되었다.


2호선뿐인 바르샤바 지하철로도

못 가는 곳이 많지만,

그래도 지하철 자체는 매우 편리하다.




바르샤바에 지하철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처음 시작된 건,

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120여년만에 드디어

폴란드가 독립을 되찾은 1918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1920년대 대공황이 오는 바람에

경제적 사정 때문에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후 1930년대 중반 다시 지하철 건설이 추진되고

계획이 꽤나 구체화되었는데,

최근에 건설된 바르샤바의 지하철이

이 때의 구상을 거의 따르고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1930년대 말에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전쟁이 끝나고나서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공산종주국인 소련의 계획에 따라

비스와(Wisła) 강 깊이 강의 양안을 연결하는

반공호 같은 전쟁 대비용 통로를 만들고

거기에 지하철을 놓으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건설이 백지화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페테르부르그의 지하철이

네바강 바닥 깊이 뚫린 지하통로를 따라

이동하는데,

아마도 소련은 바르샤바에도

페테르부르그와 비슷한

그런 깊은 지하철을 만들 심산이었나 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지하철도

엄청 빠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 내려가서

아주 깊은 곳에서 탈 수 있었는데,

아마도 그게 냉전시대

소련의 지하철 스타일이었나보다.


스탈린 사망 후 공산정권 하에서는

한참 동안 경제적 이유로

지하철 건설을 시작 못하다가

1983년에 결국 시작했는데


느릿느릿 지속된 공사는

자그마치 10여년이 지난

1995년에야 첫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1호선을 지었으니,

바르샤바인들은

2호선 건설에도 매우 회의적이었다.


2013년에 2호선 건설이 한참이었을 때,

20대 후반의 홈스테이 여주인에게 내가

"2호선 언제 완공 예정이냐?"

물었더니,

"아무도 모른다. 아마 10년은 걸릴거다."

대답했었다.


내가 깜짝 놀라

"10년?"

이냐며 되물었더니,

"나도 잘 모르지만, 원래 좀 오래 걸린다"

며 입을 삐죽거렸었다.


그런데 3년후 2016년에 다시 바르샤바에 갔더니

기대 안했던 지하철 2호선이 이미 운행중이었다.


그리고 2016년 8월에

3년만에 그 홈스테이 집에 놀러갔을 때,

"3년 동안 뭐가 달라졌냐?"고 묻길래


내가 "지하철 2호선이 생겼더라"고 대답했더니,


주인 부부가 웃음을 터뜨리면서,


오래 전부터 지하철 지으려고 했는데,

땅을 파면 자꾸 폭탄이 나와서

공사가 지연되었다고 설명했다.


그게 실화인지

아님

늑장부리던 공산정부의 핑계였는지 모르지만,


1944년의 "바르샤바 봉기" 이후

보복폭격한 독일군의 폭탄이 수십년이 지나

지하철 건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어

또 뭔가 괜히 마음이 짠했다.




2017년 현재

바르샤바의 지하철 노선도는 다음과 같다.


파란색이 1호선, 빨강색이 2호선인데,

2호선은 지금 연장공사를 하고 있고,

3호선도 구상 중에 있다고 한다.


(지도 출처:http://www.ztm.waw.pl/mapy.php?i=14&c=117&l=2)


두 라인이 Świętokrzyska[시비엥토-크쥐스카],

즉 "성십자가 거리"역에서

이름처럼 십자모양으로 교차된다.


이 지명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십자성당"에서 나왔는데,

그 내용은 이전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위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바르샤바엔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없는 곳이

훨씬 더 많긴 한데,


그래도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빠른 속도로 갈 수 있으며,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지하철과 지하철 역사는 매우 깔끔하다.


열차 간 배차 간격도 길지 않고,

운행시간은 길다.


보통 운행 시작 시간은 새벽 5시,

끝나는 시간은 밤 12시 정도인데,

금, 토요일은 새벽 3시까지 운행한다.


자세한 시간표는 ZTM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나는 한국에서도 별로 지하철을 안 좋아해서

다른 나라에 가서도

지하철은 자주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2016년에 머문 숙소가

지하철 역에서 1-2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다른 때에 비해 지하철을 자주 이용했었다.


"바르샤바 대학도서관 BUW"에 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싶을 때,

그리고

다른 도시에 갔다가 밤늦게 바르샤바에 도착해서

이미 버스나 트램이 끊겼을 때

지하철을 이용하곤 했다.


밤늦은 시간에도

지하철 안에 술 취한 사람들이 별로 없고

경찰들도 두세명씩 짝지어

지하철 내를 순찰하고 다녀서

밤의 지하철도 꽤 안전하다.


물론 그래도 항상 경계를 하고 다니긴 했다.


지하철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2016년 7-8월, Centrum,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지하철 2호선은 비스와 강(Wisła)

밑으로 지나기 때문에

다른 역들도 땅을 좀 더 깊게 팠는지

2호선의 역들은 대체로 깊은 편이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그런데 이게 또 멋있어 보여서

동영상도 한 번 찍었다.


(동영상: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지하철을 탈 때에는 버스나 트램을 탈 때처럼

그냥 쓱 들어가서 앉을 수 없고,


1회용 티켓을 사서 입구에 넣거나

한국 지하철에서처럼

교통카드를 출입구에 가져다대야

비로소 출입구가 개방된다.


바르샤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전반적 정보는 이전 포스트에서 기술한 그대로다.



지하철 티켓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하면 된다.


바르샤바 지하철에는 대체로 역무원이 없이

그냥 이렇게 자동판매기만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아래 사진은 환승역인 Świętokrzyska[시비엥토-크쥐스카] 지하도인데

1호선과 2호선을 환승할 때는

아예 바깥으로 나와서 다시 입장할 수도 있고,


환승통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나는 처음에 잘 몰라서 1호선을 나왔다

2호선 입구로 다시 들어 갔는데,

30일동안 유효한 교통카드를 쓰는 나는

문제가 없었지만,

1회용 티켓을 쓰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환승통로를 이용하는 게

훨씬 편하고 빠르니,

지하철 플렛폼 끝 쪽에 있는 환승통로를

잘 찾아보기 바란다.


바르샤바 지하철 역에도 상가가 있는데,

우리처럼 그렇게 다양한 걸 파는 건 아니고,

작은 식료품점이나

카페, 빵집, 서점 같은 것들이 있고,

그나마 일찍 문을 닫는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여긴 지하철 1호선 내부.


므워치니(Młociny)카바티(Kabaty)는 

1호선의 양쪽 종점이다.


(2008년 7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여긴 1호선 Centrum [중앙]역인데,

여긴 아래는 지하철 역사가,

위에는 다양한 물건을 파는 상가가

자리잡고 있는 2층짜리 역사다.


사진처럼 열차 위로 건너편 상가가 보인다.


(2008년 7월, 지하철, Centrum, Warszawa, Poland)


여긴

지하철 1호선 "Plac Wilsona(윌슨 광장)"역인데,

바르샤바 지하철을 검색하면

거의 대부분 이 역의 사진이 나온다.


2008년엔 „Metrorail”회의에서

"최근 건설된 지하철 중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선정되었고,


2014년엔 CNN 방송에서 선정한

"가장 인상적인 유럽 지하철역 12"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2008년 7월, 지하철, Plac Wilsona,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지하철, Plac Wilsona, Warszawa, Poland)


이건 2호선인데,

2호선은 지하철역 내부가 거의 다 비슷하게 생겼다.


마치 20세기초 러시아 구성주의 작품 같은

강렬한 색채,

기하학적 도형같은 모양의

예술적이고 반듯한 글씨가

지하철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다양하지 않은 건 좀 아쉽지만,

대신 통일성이 있어 깔끔하기도 하고,

나름 미학적으로 신경을 쓴 듯한

벽글씨도 마음에 든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물론 지하철 벽면에는 이런 글씨 말고

다른 광고도 붙어 있고,


열차가 지나는 통로에 붙어 있는 대형 화면에서

동영상 광고와 뉴스도 쉴 새 없이 나온다.


아래 광고는 2016년 여름에 내가 7편인가 봤던

여름 시즌에 공연하는 극단의 연극 광고와


"쇼팽의 바르샤바"를 테마로 한 바르샤바 광고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탑승구 한쪽엔

심장마비가 왔을 때 사용하는 장치도 걸려 있고,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유모차를 끌고 타는 사람을 위한

통로도 따로 있다.


아마 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승차권 체크하고

바로 열차에 오르면 되는 것 같은데,

이걸 사용하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다.


아무튼 여러모로 신경을 쓴게 느껴진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지하철 열차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대부분은 이런 최신 열차인데

가끔씩 낡은 열차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 낡은 열차가

어딘지 모르게 내게 낯익다 했는데,

찾아보니 소련에서 1990년에 "선물한" 열차가

몇 대 있다고 한다.


아마 러시아산이라,

러시아에서 꽤 오래 지낸 내게

익숙하게 다가왔나보다.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지하철, Warszawa, Poland)




4. 자전거


바르샤바엔 자전거 탄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한참 "자전거" 진흥 정책을 폈던

북유럽에서는 오히려 요새 좀 시들하다던데,

바르샤바에서는 최근 자전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아마도 다른 서유럽, 북유럽 국가들이

다들 그렇게 하는데다가,

자전거가 "친환경적이라" 그런거 같은데,


내가 폴란드에 대해서 좋아하는 점이 이거다.


지금 현재는 다른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보다

더 개방적이라거나

의식이 선진적이라거나 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폴란드 사람들은 대체로

물질적, 정신적으로 그 방향으로 열심히 가고 있다.


그 방향성과 발전가능성이 정말 맘에 든다.


아무튼

이런 바르샤바의 자전거 열풍을 주도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Veturilo[베투릴로]라는

자전거 공유시스템일 것이다.


Veturilo는 에스페란토어로

vehicle(운송수단)이라는 의미인데,

공모를 통해 접수된 여러 명칭 중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Veturilo는 201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겨울엔 너무 추워서 운영하지 않고,

3월부터 11월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이것도 ZTM에 속한 공공 사업이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표시가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다가

다 타고나면

이런 표시가 있는 다른 곳에 자율 반납하면 된다.


(2013년 7-8월, 자전거, Warszawa, Poland)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20분까지는 공짜,

1시간을 타면 1즈워티(약 300원)만 더 내면 된다.

이 자전거는 12시간까지 빌릴 수 있고,

빌린지 13시간이 넘어가면

도난 자전거로 자동 접수가 되면서,

2000즈워티(약 600,000원)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2017년 관련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0%가

무료로 이용한다고 한다.


즉, 대부분이 20분 미만 사용자인 건데,

걸어서 20-30분 거리 내에,

아마 자전거를 타면 더 빨리

다음 Veturilo가 등장하니까 이게 가능할거다.


그만큼 바르샤바 시내에서

Veturilo를 자주 만날 수 있다.


https://www.veturilo.waw.pl/en/piec-lat-rowerowej-rewolucji-w-warszawie-za-nami-sezon-2016-rowerow-miejskich-veturilo/


Veturilo를 사용할려면,

우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등록을 하고,

10즈워티 (약 3,000원)의 등록비를 지불해야 한다.


난 2013년에 너무 신기해서 한번 해볼까 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한국에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아무래도 한 두번 타고 그만 둘 것 같아서

그냥 포기했었다.


등록하면서 사용요금을 신용카드로 자동결제할 지,

선불전화요금에서 빠져나가게 할 지에

대한 선택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등록을 마치고

고유한 사용자 id를 발급받으면,


위 사진 속 표지판 뒤쪽의 스크린에

매번 그걸 입력하고

원하는 자전거 번호를 선택하여 이용하면 된다.


2017년에는 이런 스크린에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새로 나왔다고 한다.


Veturilo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veturilo.waw.pl/en/


난 아직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사실 한국에도 이런 시스템이

꽤 오래전부터 추진되고 진행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바르샤바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이걸 활용한다.


그게 정책이 달라서 그런건지,

이용자들의 성향이나 인식이 달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르샤바 어디에서나 쉽게

Veturilo 표지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바르샤바의 Veturilo는

유럽에서 5번째로 큰 자전거 공유 시스템으로


2012년 이후

계속해서 그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5. 택시


한국에서도 잘 안타는 택시를

바르샤바에서도 거의 잘 안 타서

택시가 어떻다고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지만,


나는 바르샤바 택시에 대해

좋은 경험과 안 좋은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선 택시가 많이 다니고

사용이 편리한 편이다.


스마트폰에 "Warsaw taxi"라고 검색하면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검색되는데,

나는 한번도 사용 안해봤지만

그런 어플리케이션으로 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택시회사 번호를 검색해서

전화한 후 주소를 알려주면 

금방 그 자리에 나타난다.


보통은 폴란드어로 전화를 받지만,

영어 가능한 직원이 응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니면 그냥 시내에 나가면

쉽게 빈 택시를 발견할 수 있다.


택시 요금은 현금뿐 아니라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내가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이 아니라,

비교하기가 쉽진 않은데,

이용 비용은 그렇게 많이 비싸지 않았던 것 같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어떤 택시 회사에선

기본요금 8즈워티(약 2,400원)에,

1Km마다 2 - 2.5 즈워티 (약 600원)가 할증된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회사마다 조금씩 가격이 달라서

좀 더 비싼 데도 있고, 좀 더 싼 데도 있을거다.


여기까진 대체로 긍정적인 기억이고,


부정적인 기억은 두번 정도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는 택시운전기사들을 만났던거다.


한명은 택시기사가 20대였고,

다른 한명은 50-60대 정도였는데,

두 경우 모두 내가 폴란드어를 조금 하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바가지인 걸 알아도

우선 타고나면 어쩔 수가 없이

그냥 그들이 부르는 가격만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그 중 20대 후반의 택시 기사는

애기 우유값에 보태게

돈을 좀 더 내라고 요구하기까지 해서,


'차라리 그냥 처음부터

폴란드어 못 알아 듣는 척 할 걸 그랬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2016년에 바르샤바에서 받은

무료 여행안내책자에 따르면,

택시 꼭대기창문로고와 전화번호가 있는 

택시를 타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런 로고와 전화번호가 없는 택시에서는

요금이 부르는 게 값이란다.


그 때는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아마 내가 두 번 겪었던 바가지 택시도

그런 택시였나보다.


쇼팽공항에 내려서

바르샤바 시내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공항 내에 부스가 있는

택시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스에 직접 가서

어디어디까지 가는데 택시가 필요하다고 하면,

요금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이야기해주고

금방 택시로 안내해준다.


예전에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옆에 다가와서 짐 들어주면서

자기 택시 타고 가라고 하는

인상좋은 초로의 택시기사를 만난 적이 있는데,

미터기도 작동하지 않고 가더니

어김없이 바가지를 씌웠다.


그래봤자

뭐 엄청나게 많이 바가지를 씌운 건 아니라

사실 경제적 손실이 큰 건 아니었지만

그걸 당하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6. 기차


다른 유럽이나 다른 폴란드 도시에서

바르샤바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그런 기차는 바르샤바 중앙역(Warszawa Centralna)을 통과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북쪽에 있는 "서울"이 종점인 경우가 많지만,


폴란드 중앙에 자리잡은

수도 바르샤바에서 기차가 운행을 멈추는 경우보다

서쪽이나 동쪽의 다른 도시로

계속해서 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바르샤바 중앙역에서

좀 더 오래 머물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단순하게 수도에 가는 걸 탔으니

종점가서 내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바르샤바행 기차를 탈 때는

어느 도시가 종점인 기차인지 체크해 보고

잘 맞춰서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13년 7-8월, 기차역,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기차역,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기차역,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기차, Warszawa, Poland)
(2008년 7월, 기차, Warszawa, Poland)


바르샤바에서 다른 도시로 기차를 타고 떠날 때는

직접 바르샤바 중앙역에 가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도 있다.


https://www.intercity.pl/en/


인터넷에서 예매한 경우

pdf파일QR 코드가 찍힌 티켓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걸 출력하지 않고 그냥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그대로 차장에게 보여주면,

QR코드를 찍어 확인한다.


열차 티켓도 구매와 확인 모두 아주 편리하다.




이 바르샤바 중앙역 말고도

바르샤바엔 기차역이 몇 개 더 있는데,

그 중

서부역(Warszawa Zachodnia)이나

동부역(Warszawa Wschodnia)

다른 폴란드 도시로 나가고 들어오는

그런 일반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이고,


나머지 기차역들은 대체로

바르샤바 근교까지 운행하는

교외기차들이 다니는 곳이다.


바르샤바엔

바르샤바와 주변 마조비아 지역을 연결하는,

우리로 치면

서울과 경기도의 여러 소도시를 연결하는

KM(Koleje Mazowieckie, 마조비아 철도),


바르사뱌 중앙과 근교를 연결하는,

우리로 치면

서울과 고양, 서울과 수원시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SKM(Szybka Kolej Miejska, 도시 고속 철도),


바르샤바와 근교 마을을 연결하는

WKD(Warszawska Kolej Dojazdowa, 바르샤바 근교 철도)가 있다.


나는 직접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바르샤바 곳곳에선

이렇게 바르샤바와 근교 지역을 잇는

기찻길과 작은 역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그 중에서도

내가 2013년, 2016년 머물던 숙소에서 가까웠던

그단스크 역(Dworzec Gdański)이다.


난 이름 때문에 그단스크 갈 때

여기서 기차를 타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정작 바르샤바에서 그단스크 가는 기차는

바르샤바 중앙역(Warszawa Centralna)에서 탄다.


(2016년 7-8월, 기찻길,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기찻길,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트램,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트램,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기차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기찻길,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기찻길, Warszawa, Poland)


이건 "그단스크역"에서 멀지 않은

"그단스크 다리(Most Gdański)"인데,

사진 오른쪽의 다리엔 트램이 다니고,

왼쪽 다리엔 교외 기차가 다닌다.


(2016년 7-8월, 트램, Warszawa, Poland)


7. 항공


2016년 여름에 바르샤바에서

LOT라는 폴란드 대표 항공사

9월인가 10월부터

한국에 출항하게 되었다는 광고를 봤다.


참고로 Lot[로트]는 폴란드어로

"날기, 비행, 비행기 여행" 등의 뜻이다.



바르샤바 갈 때마다

모스크바나 중동의 나라를 경유해서 갔었는데,

이제는 직항으로 갈 수 있게 되었구나 싶어

편리하겠다 싶기도 하고,


"나만 알고 몰래몰래 꺼내 보는 감춰진 보물같은"

이 폴란드라는 나라가

곧 한국 사람들로 넘쳐나는 거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2016년 9월 말쯤 한국에서 만난

바르샤바 출신 폴란드 선생님이

"이제 LOT직항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오랫동안 "바르샤바-서울" 노선뿐 아니라,

"바르샤바-도쿄" 노선도 없었다고 하셨다.


냉전 시대에도

일본은 유럽 공산국가들과 어느 정도 교류를 해서

폴란드인이 일본을 방문하거나,

일본인이 폴란드를 방문하는게 불가능하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폴란드학의 역사도

꽤 깊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리고 다른 포스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본인들이 유독 "쇼팽"을 좋아해

바르샤바를 많이 찾는다는 얘기도 들었었는데,


그리고 폴란드 공산정권이 붕괴된 지가

벌써 20년이 넘어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동안 폴란드와 일본 간에 직항이 없었다는 게

충격적이어서

나는 내가 혹시나 잘못 이해한 게 아닌가 싶어

그게 정말인지 확인하며 되물었다.

이에 그 폴란드 선생님은

'나도 왜인지는 알 수 없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 그렇다고 대답하셨다.


지금 찾아보니, LOT의 일본 노선도

2016년초 처음 운항을 시작했다.


아무튼 그렇게 폴란드 LOT 항공이

서울,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인천에 운항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한국 인터넷 포털에 폴란드 항공을 검색해보면,


LOT를 타고 폴란드에 가는 사람보다

바르샤바를 경유해서

좀더 서쪽의 유럽으로 가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무튼 그래도 이제

바르샤바는

한국인들에게 좀 더 익숙하고,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시가 된 것 같다.




바르샤바엔 두개의 공항이 있는데,

하나는 모들린 공항(Port lotniczy Warszawa-Modlin, Modlin Airport),

다른 하나는 쇼팽 공항(Lotnisko Chopina w Warszawie,Chopin Airport)이다.


2012년에 건설된 모들린 공항

저가항공사들이 이용하는 공항이고,


쇼팽 공항은 1934년에 건설된

가장 중요한 바르샤바의 공항이며,


한국에서 가거나,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이 곳에서 타고 내리게 된다.


(출처: https://euroflights.info/poland/warsaw/)


쇼팽 공항은 역사가 매우 오래 됐지만,


2012년 EURO 축구경기를 앞두고,

2010년-2011년 대규모 리모델링을 해서

2013년, 2016년에 갔을 때는

매우 현대적인 최신식 공항이었다.


인천공항보단 작은 것 같지만

그래도 꽤 크고 깔끔하고 이용이 편리하다.


쇼팽 공항이 역사가 오래되서 좋은 점은

시내와 매우 가깝다는거다.


1930년대 바르샤바가 지금처럼 커지기 전에

지었기 때문에

바르샤바 시내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래서 시내에서 공항까지 가는데

택시로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러시아워가 아니면 길도 많이 안 막힌다.


서울은 물론이고,

상하이, 시카고, 모스크바 같은 곳은

공항에서 시내까지 거리가 매우 멀어서,

공항 가는 길에 버리는 시간이 많은데,


시내와 가까운 건

바르샤바 쇼팽공항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다.


쇼팽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뿐 아니라

일반버스 175번이나 188번, 148번을 타고

일반요금을 내고 갈 수 있다.


또한

바르샤바 중앙역(Warszawa Centralna)까지 가는

SKM 기차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배차 간격은 10-12분이며,

소요시간은 25분,

요금은 대중교통 1구역 요금,

즉 2017년 현재 4.40즈워티 (약 1,400원)이다.


쇼팽 공항 안에는 환전소ATM기가 있는데,


쇼팽 공항 내 환전소는

다른 유럽의 공항 환전소와 마찬가지로

환율이 매우 안 좋다.


가능하면 ATM기에서 폴란드 통화 즈워티(Złoty)

조금 인출하는 것이 낫다.


"쇼팽공항"에 시티은행 ATM은 없지만

그냥 일반 ATM은 두세 대 있고

그 ATM에서 한국에서 쓰던 체크카드로

즈워티를 인출할 수 있다.


일반 ATM의 수수료는 조금 비싸기 때문에

체류 비용을 잘 계산해서 한번에 뽑고,


혹시나 나중에 돈이 부족해지만

바르샤바 시내에서 환전하는 게 나을 것이다.


바르샤바 시내의 환전소는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환율이 좋은 편이다.


참고로 시내의 시티은행 ATM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극장 광장(Plac Teatralny)에 있다.



그밖에 공항에 관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https://www.lotnisko-chopina.pl/en/index.html


공항 홈페이지에는 나오지 않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바르샤바 쇼팽 공항 주변 풍경은 이렇다.


(2013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그리고 쇼팽 공항은 이렇게 생겼다.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6년 7-8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월, 공항, Warszawa, Poland)


입국 심사는

EU 시민과 비 EU시민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비 EU시민의 심사는 좀 시간이 걸린다.


(2013년 7월, 공항, Warszawa, Poland)
(2013년 7월, 공항, Warszawa, Poland)


입국심사를 마치면 세관검사를 하게 되는데,

보통은 신고할 게 없다면 그냥 지나치면 되지만,


한번은 중년의 여자세관원에서 잡혀서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이 얼마냐?"

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아마 얼마 이상은 입국할 때 신고해야하나본데,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 액수를 말했더니

세관원이 실망한 어투로

그것 밖에 안 되냐고 되물었고,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고,

보여줘야 되냐고 했더니,

그럴 필요 없다며 그냥 풀어줬다(?).




2016년 바르샤바에서

시원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내고

기분좋게 한국에 돌아온 후

생각날 때면,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폴란드 라디오를 듣곤 하는데,


올해 8월 언젠가는

폴란드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가 증가했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얼마나 증가한건지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름다움과 안전함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폴란드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아나운서는 설명했다.


사실 알고보면 폴란드는

아름다운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유럽 국가나 체코나 크로아티아 등

관광지로 유명한 국가들에 비해

관광지로 저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다.


그건 한국인들뿐 아니라

유럽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가톨릭 교육을 받아

대체로 점잖고 보수적인 폴란드인들은

전반적으로 예의바르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술이나 마약에 취한 채 거리를 활보하거나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노골적으로 성을 사고팔거나 하지 않고,

붐비지 않아 소매치기도 거의 없고,


도시 정책적으로 경찰들이 순찰도 자주해서,


치안이 좋은 편인 데다가,


[이건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서유럽, 북유럽에서 온 다른 친구들도

이야기하던 거다.]


다른 나라를 공격하거나

크게 피해를 준 역사도 거의 없고,

현재 세계 정치에서 크게 눈에 띄는 역할을 하거나

이정표가 되는 EU기관이 있는것도 아니고,

아직 난민도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잠시 방문하거나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도 많지 않아,

민족이나 종교적 차이를 가진

내부적 이방인이 자행하는

테러의 위험과도 거리가 먼 편이다.


그래서 정말 안전하다고 느끼며 지냈었는데,


2016년 어느 날 바르샤바 버스 정거장에

테러리즘에 대처하는 요령이 붙어 있는 걸 보고


'여기도 안전지대는 아니구나.

여기 사람들도

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16년 7-8월, Warszawa, Poland)


그런데다가 얼마 전에

바르셀로나에 테러가 난 걸 보니,


바르샤바나 그 밖의 다른 폴란드 도시가

정말 인기있는 관광지가 되면

폴란드도 테러리스트나

그 밖의 다른 크고 작은 유럽 범죄자들의

타겟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는 사람만 아는 감춰진 보물 같은 곳이고,

그래서 아직은

외부적, 내부적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이고,


더군다나 한국-폴란드 간 직항 노선도 생겼으니,


이제 한국과 유럽에서 차츰차츰

폴란드가 중요한 관광명소로 부상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누군가는 그냥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누군가는 어떤 역사적 아픔을 함께 느끼고,

누군가는 어떤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예측하면서

바르샤바 안에서,

폴란드 안에서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며,

사람들이 점점 더 폴란드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Zakochaj się w Warszawie!

(바르샤바와 사랑에 빠져라)라는

바르샤바시 곳곳에

노골적으로 붙어 있는 주문(?)처럼


폴란드 곳곳에 녹아 들어 있는

Zakochaj się w Polsce!

(폴란드와 사랑에 빠져라)

라는 숨은 주문처럼


바르샤바에 반하고, 폴란드에 반하는 게,

반하지 않는 것보다 더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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