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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Sep 14. 2016

바르샤바 왕의 루트1: "크라쿠프 근교(?)"

(Royal Route 1: Krakowskie Przedmieście)

왕의 루트 (Trakt Królewski, Royal Route)

바르샤바 구시가(Stare Miasto, Old town)에서

빌라누프(Wilanów)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루트로,


예전에 폴란드 왕이 머물던 궁전들을 중심으로

여러 고전적 건물과 역사적 유적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왕이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길(Krakowskie Przedmieście, Kraków Suburb Street)을  

지나간 적도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 폴란드 왕들이

실제로 이 길을 자주 오간 건 아니다.


수도가 오랫동안 크라쿠프였으니

당연히 그럴거다.


따라서

현재 '왕의 루트'라고 불리는 장소의 건물과 유적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왕의 루트'라는 개념과 이름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던 것이 아니고

1994년 폴란드 정부에서 제정한 것이라고 한다.


"왕의 루트"엔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 길(Krakowskie Przedmieście, Kraków Suburb Street),

노비 시비아트 길(ulica Nowy Świat,New World Street),

우야즈두프 대로(Aleje Ujazdowskie, Ujazdów Avenue),

벨베데르 길 (ulica Belwederska, Belweder Street),

소비예스키 길(ulica Sobieskiego, Sobieski Street),

빌라누프 (Wilanów)가 포함된다.


이 루트는

걷기 좋은 길과

산책하기 좋은 공원들로 이어진다.


여행을 가면 보통 난 걸어다니는 편인데,

여행하면서 계속 걸어다니면

걷는 게 익숙해져서,

가까운 거리뿐 아니라

꽤 먼 거리를 걷는 것도 어렵지 않아진다.


걸어다니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노점에서 파는 과일이나 책을 사기도 하고,

상점에 들어가 구경하기도 하고,

그냥 걷다가 벤치나 바위 위에 앉아서

혹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거나

하늘을 바라보거나

나뭇잎이 바람에 샤샥샤샥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한다.


그냥 그렇게 하찮고 비생산적인 일,

어떤 특별한 결과물도 도출하지 못하는 일을 하러

일부러 애써 여행을 떠나는 것이니,

그런 과정 하나하나에서

그런 순간 하나하나에서 얻는 작은 즐거움은

사실 여행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입자들인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돌아와서

한참이 지난 후,

일상 속에서 문득

그 때 그 하찮은 순간,

정말 특별한 시간도 공간도 아니었던

그 순간과 장소와 그 때의 공기와 기분이 떠오르며,

등장인물도 없고

이렇다 할 플롯도 없는

내용 없는 추억이 되는 경우가 있다.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시각으로도 보여줄 수 없는,

나만 아는,

그래서 더 소중한 어떤 것이 된다.


그래서 급한 일이 없다면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편인데,

'왕의 루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 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시도하지 않을 것 같다.


"크라코프스키예 프셰드미예스치에" 길에서

"노비 시비아트" 길까지야

내가 맨날 걷던 길이고,

거기까진 걸을 만하다.


좀 더 남쪽의 "우야즈두프 길"까지는

걸을 순 있는데,

그리고 걸어도 봤는데,

꽤 오래 걸린다.


더 남쪽으로 내려간 그 다음 길부터는

걸어서 가본 적이 없다.


거리가 먼 것도 먼 것이려니와

거기서부터는

흥미있는 볼거리가 현격하게 줄어든다.


116번180번 버스가 이 노선을 운행하니,

만약 왕의 루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면

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버스로 20-30분 정도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마지막의 빌라누프(Wilanów) 궁전과 정원은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빌라누프까지 갈 계획이라면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 길"에서

너무 늦지 않게 출발하는 게 좋다.




이 '왕의 루트'가 시작되는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Krakowskie Przedmieście, Kraków Suburb Street)

"크라쿠프 근교"라는 뜻이다.


바르샤바 이외에도 여러 폴란드 도시에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라는 명칭의

길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명칭은

크라쿠프가 꽤 오랫동안 폴란드의 수도이자

왕이 거주하던 도시로

예전에 가장 중요한 폴란드 도시였던 것과

관련되어 있다.


즉, 구시가를 중심으로 아주 작게 형성되었던

"도심(Śródmieście)"에서 뻗어나간,

도심 바깥 쪽에

"크라쿠프가 있는 방향으로 난" 길에

"Krakowski(크라쿠프의)라는 형용사와

"Przedmieście(변두리, 근교)"라는 명사가

결합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크라쿠프 근교"라는 의미의 이름과 달리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길에는


"크라쿠프"도 없고


"근교"도 없다.


현재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는

변두리나 근교이긴 커녕

바르샤바의 가장 중심에 있는 지역이다.


지리적으로 봤을 때뿐 아니라,

유서 깊은 주요 건물들과 관광명소들이

자리잡고 있어

역사적, 문화적, 행정적으로도

바르샤바의 중심이 된다.


또한

바르샤바에서 가장 포토제닉한 길 중 하나다.


한국에서 누가

"거기 사진 좀 보내달라"고 하면,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길과

"노비 시비아트" 길을

찍은 사진을 보내곤 했다.



바르샤바 관광안내 책자에 나오는 대표사진들도

그 길들 아니면

구시가(Stare Miasto, Old town) 사진이다.




주말에는 자동차 없는 길이 되어

자전거와 사람만 다닐 수 있어,

걷기에도 좋고,

또 여러 가지 공식적, 비공식적 행사도

여기에서 많이 하는 편이다.


즉 보기에도,

돌아다니기에도,

바르샤바에서 가장 좋은 길 중 하나다.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는

우선 구시가(Stare Miasto, Old town)에서 나와

잠코비 광장(Pl. Zamkowy, Castle Square)에서 시작된다.


"크라코프스키예 프셰드미예스치예" 지도


"바르샤바 구시가 광장(Stare miasto)1"

포스트에서 소개한

잠코비 광장과

성 안나 성당 (Kościół św. Anny)을 지나면,

거리 양 옆으로

알록달록 예쁜

나즈막한 예전 건물들이 나타난다.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7월,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
(2016년 8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6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
(2016년 6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8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그 길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폴란드 민족시인

아담 미츠키예비치의 동상이 나타나고,

그 뒤로 성당(Kościół seminaryjny)이 하나 보인다.

(2016년 6월, Adam Mickiewicz,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6월, Adam Mickiewicz,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3년 7월,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
(2016년 6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그 다음에 나타나는 건물은 대통령궁(Pałac Prezydencki, Presidential Palace)이다.


대통령궁 앞에는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진격할 때

폴란드군을 지휘했던

포니야톱스키(Jozef Poniatowski) 장군

기마 동상이 서 있고,

일반인이 근접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가장 바깥 쪽에는 사자 동상이 세워져 있다.


(2013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3년 7월,Presidential Palace, Warszawa )


2016년에 갔을 때는,

2010년 러시아 스몰렌스크 상공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전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와 그 일행을 추모하는

추모비와 나무 십자가가

포니야톱스키 동상 바깥쪽에 설치되어 있었다.


(2016년 6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일반인이 접근가능한 마지노선 바깥에선

보통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가끔은

폴란드 정부나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시위를 하거나,

2010년 러시아 스몰렌스크 상공에서 의문사한

전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를 추모하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

10명 안팎으로 모여

소규모 저녁 미사를 한다.


(2013년 7월,Presidential Palace, Warszawa )
(2016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6년 8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08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3년 7월,Presidential Palace, Warszawa )
(2013년 8월)
(2016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6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2016년 7월, Presidential Palace, Warszawa)


대통령궁 바로 옆에는

브리스톨 호텔(Hotel Bristol)이 붙어 있는데,

바르샤바에서 가장 럭셔리한 별 5개짜리 호텔로,

바르샤바에 해외 유명인사들이 방문하면

이 호텔에 많이 묵는다고 한다.


건물자체도

신르네상스풍의 기품있고 아름다운 건물인데다가,

폴란드 유명인사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어

폴란드 사람들에게는 또 의미가 있는 곳이다.


그 건너편에 있는 버스 정거장 이름이

Hotel Bristol일 정도로

바르샤바의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 중 하나다.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사진 오른쪽 건물이 브리스톨 호텔)
(2016년 8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8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거기서 좀 더 남쪽으로 걸어 내려 가면

성당(Kościół Wizytek)이 하나 나오고,

(2016년 6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8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그 성당을 지나면

바르샤바 국립 대학(Uniwersytet Warszawski) 캠퍼스로 통하는 정문이 나온다.

(2013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2016년 6월, 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2016년 6월, 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바르샤바 국립 대학(Uniwersytet Warszawski) 은 줄여서 UW라고 쓰기도 하는데,

정문에서 들어가서 캠퍼스를 걸어보면,

생각보다 캠퍼스가 아담해서 놀라게 된다.


그런데 알고보면,

본관과 주요 초기 건물들은

이 작은 캠퍼스 안에 있고,

많은 다른 대학 건물들은

캠퍼스 밖 바르샤바 곳곳에 흝어져 있다.


2016년에 갔을 때는

개교 200주년까지 며칠이나 남았는지 보여주는

카운트 다운을 게시하고 있는 걸 봤다.


그 숫자를 대충 계산해보면

아마도 2016년 11월쯤

200주년 기념일이 될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라면 200주년 된 대학은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지만,

19세기에 세워진 것이니,

유럽의 대학치고는 역사가 짧은 편이다.


바르샤바가 폴란드의 수도가 되고,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중심이 된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폴란드의 수도였던 크라쿠프의

야기엘론스키 대학은

14세기에 세워졌다.


(2013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본관, Warszawa)
(2016년 7월,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2016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본관, Warszawa)
(2016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본관, Warszawa)
(2016년 8월 Uniwersytet Warszawski 본관, Warszawa)
(2016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구도서관 건물, Warszawa, 현 도서관은 이 캠퍼스 바깥쪽 비스와강변에 있다.)
(2016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쇼팽이 1817-1827년 살면서 작곡했던 건물. 본관 바로 우측, 즉 본관 남쪽에 있는 건물이다)
(2016년 7월, Uniwersytet Warszawski, Warszawa 2차세계대전 당시 유명을 달리한 학자와 학생을 추모하는 기념비)
(2016년 7-8월, Uniwersytet Warszawski 후문 바깥 길, Warszawa Poland)


잠코비 광장에서 바르샤바 대학까지 내려오는 동안

주요한 유적지는

거의 다 왼쪽 길, 즉 동쪽에 있다.


서쪽에도

나름대로 폴란드 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중요한 장소들도 있고,

모던하고 편안한 카페와 레스토랑들도 많지만,

그래도 중요한 "궁"이나

그에 필적할 만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오래된 건물은 거의 없고,

현대 이전에 뭔가 중요한 의미를 가졌던

그런 장소도 별로 많지 않고,

사진 찍을 만한,

시각적으로 근사한 건물도 별로 없다.


버튼을 누르면 쇼팽의 음악이 연주되는

검은 돌 벤치가 세워져 있긴 한데,

매우 흥미있는 interactive 장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신기술이

역사적 유적의 무게와 깊이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2013년 7월, Krakowskie Przedmiescie, Warszawa)


2016년 7월 바르샤바에서 열린 NATO회의로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길"을 비롯한

많은 주요 도로에서 통행이 통제되었을 때,


서쪽으로 난 옆길로,

코지아 길 (Ulica Kozia) ('염소 길'이라는 의미)

을 통해 구시가로 간 적이 있는데,

이 길은 매우 좁고 작지만 꽤 아름답다.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 길" 중간

아담 미츠키예비치 동상 건너편

Green Kaffe Nero 카페 옆으로 들어가면 된다.


(2016년 7월, Ulica Kozia, Warszawa)
(2016년 6월, Ulica Kozia, Warszawa)


중간에 아담한 캐리커쳐 박물관도 나온다.


여기가 일종의

"크라코프스키에 프셰드미에스치에" 뒷길이라

인적이 많지 않다.


이 날도 보행자는 나밖에 없었고,

나도 큰 길이 폐쇄되지 않았으면

이리로 들어올 생각을 못했을거다.


(2016년 7월, Ulica Kozia, Warszawa)
(2016년 7월, Ulica Kozia, Warszawa)


하지만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서쪽길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는

뭐니뭐니해도

성 십자가 성당(kościół świętego krzyża, Holy Cross Church)일 것이다.


국민의 90퍼센트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에서는

일요일 오전라디오에서 미사를 생방송해주는데,

Jedynka[예딘카]라는 라디오 채널에서는

바르샤바의 성 십자가 성당의 미사를 생중계해준다.


찾아보니,

공산치하이던 1980년부터 시작된,

이미 30년 넘게 이어오는 전통이다.


1980년은

공산치하였던 폴란드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시작된

Solidarność(솔리다르노시치) 운동의 해인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에 촉발된

폴란드 사회와 사회 구성원의 의식변화가

'종교는 민중의 아편(Religia jest opium ludu)'이라 규정한 마르크스의 말에 따라

종교활동을 제한했던 공산정권 아래서

이런 특별한 종교적 전통을 만들어냈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곳은

폴란드에서 종교적으로 꽤나 중요한 성당이다.


"성 십자가 성당"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며,


"성 십자가(święty krzyż)"라는 이름에

매우 어울리는,

성당 앞의 십자가를 진 예수님상은

19세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따라서 이 성당 이름은

그 십자가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18세기 묘지 가까이 있던

교회의 농장 이름 "성 십자가(święty krzyż)"에서 나온 거라고 한다.


그러고보면,

지금 보기에 흡사 이 성당의 이름처럼 보이는

그 거대한 십자가는

이 성당에 이름에 맞춰 나중에 덧붙여진 것이며,


거대 십자가의 유무에 상관 없이

이 성당은 "성 십자가 성당"이었던 거다.


"크라코프스키에 프세드미에스치에" 길이 끝나고

"노비 시비아트" 길이 시작되는 즈음에 있는

동서방향을 가로지르는 대로 이름이

시벵토크지스카 길 (ulica Świętokrzyska)인 것도,

즉, "성 십자가(święty krzyż)"에서 파생된 것도,

"성 십자가 성당"이

이 도시의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2016년 7월, Ulica Swietokrzyzska, Warszawa)
(2016년 7월, Ulica Swietokrzyska, Warszawa)
(2016년 8월, Ulica Swietokrzyska, Warszawa)


그리고 2016년 현재

지하철 1호선(M1)과 2호선(M2)가 교차되는

지하철 역 이름이

시벵토크지스카(Świętokrzyska)인 것도

그 역이 "시벵토크지스카"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바르샤바의 1호선과 2호선은

정말 십자가 모양으로 교차되며

그 교차점에 "시벵토크지스카" 역이 있는데,


아마도 지하철 노선을 설계한 도시공학자가

"성 십자가"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를

특별히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래서 이 성당은

바르샤바에서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성당 또한

1944년 바르샤바 봉기 때 폭격으로 손상을 입고

1953년까지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2016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3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08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3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3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3년 8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3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이 성당의 지하에는

많은 유럽의 성당들이 그렇듯이

유명 인사들이 무덤이 있다.


그런데 이 성당이 특이한 것은

성당 벽에

폴란드 출신 작곡가 프레드릭 쇼팽(Chopin)의

심장이 묻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안에 들어가보면,

다른 여러 폴란드 유명 인사들의

심장도 있다고 쓰여 있긴 한데,


그 사람들은 외국인들이 잘 모르다보니

"쇼팽의 심장"만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폴란드가 3국으로 분할되어

나라가 없던 시절에 활동했던

쇼팽은

주요 활동무대는 프랑스였지만,

폴란드를 매우 사랑했고,

그의 음악엔

폴란드 음악적인 요소도 매우 많았다고 한다.


쇼팽의 음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폴로네즈(Polonaise)"는

프랑스어로 "폴란드의"라는 의미의 형용사이며,

폴란드 춤곡에서 유래된 클래식 음악 장르이다.


그가 여러 사정상 폴란드에 돌아올 수 없었지만,

심장이라도 폴란드에 가져다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 유언을 받들어,

이 성당에 그의 심장을 묻었다.


성당의 중간쯤에

쇼팽의 심장이 묻힌 곳이라는 표식이 있는데,

그 곳은 항상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미사 중에도 아랑곳 없이

그 앞에 우르르 몰려 가서 사진을 찍는

중국 관광객을 본 적이 있는데,

아마 한국 관광객들도

비슷하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다.


쇼팽의 심장이 깜짝깜짝 놀라며,

여기 묻힌 걸 후회할 지 모른다.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6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7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그 성당에서 나오면 작은 삼거리가 보이는데,

그 삼거리 중앙에

또다른 폴란드의 자랑인

코페르니쿠스 동상(Pomnik Kopernika)이 서 있고,

그 뒤에는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건(Polska Akademia Nauk, Polish Academy of Science)이 있다.


그 건물은 스타시츠 궁(Pałac Staszica, Staszic Palace)이라 불린다.


19세기에 폴란드 계몽을 위해 힘쓴 스타시츠가

이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후

폴란드 과학협회가 사용하게 했고,

그 앞의 코페르니쿠스 동상 건립을 후원한 인물

역시 스타시츠라고 한다.

 

(2016년 8월, Holy Cross Church, Warszawa)
(2016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여름에는 이 앞에서

Talent라는 글자 밖에 못 봤지만,

아마도 Poland's got Talent인 것 같은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오프닝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보였다.


2016년 여름에도 이 앞에서

그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개인 촬영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임의로 설정한 장소인 건지는 모르겠다.


(2013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2013년 7월, Kopernicus, Staszic Palace, Warszawa)


행정상으로는

이 과학 아카데미 건물로부터

노비 시비아트(Nowy Świat) 길이 시작되지만,

그 삼거리의 건물들이

그닥 명확한 경계를 이루는 느낌이 아닌데다가,


이 과학아카데미 건물 남쪽에

"노비 시비아트" 길과 교차되는,

동서로 난 차도 "시벵토크쥐스카" 길이 있어서


관광객에게는

여기까지가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인 것 같은

느낌이다.


하긴 여기 주소가

"노비 시비아트" 길이건

"크라코프스키예 프세드미예스치에" 길이건

여행자에게 그게 뭐가 중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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