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물러나면서(물러난 거 맞나..) 본격적인 중국 관광길이 다시 열렸다. 동생이 상해에 살고 있기도 해서 오랜만에 올해 추석 연휴는 상해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여행으로 베이징, 상해, 칭다오를 가본 적이 있는데, 상해는 5년 만의 재방문이다.
0. 항공, 숙소 예약
- 항공: 아시아나 항공 김포-홍차오
- 호텔: 상해 골든 튤립 번드 뉴 아시아
추석 때 상해 여행 가자는 이야기는 올 초부터 나왔었기에 항공과 숙소는 진작에 예약해 두었다. 이래저래 효율적인 동선을 생각하다 보니 김포공항-홍차오공항 노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김해에 있는 부모님이 서울로 ktx를 타고 올라오시면, 내가 그대로 모시고 공항 철도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가기로. 서울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는 공항철도로 20분 남짓 걸린다. 그리고 김포 랜딩이면 귀국할 때 늦은 시간 비행기를 타도 부담이 덜하다, 택시 타고 집에 오면 되니까. (인천에서는 집까지 택시 탈 엄두가..)
그리고 홍차오 공항이 푸동공항보다 상해 시내랑 가까우니 이 점도 메리트다. 비행기는 아시아나로 구매. 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거니, 혹시 모를 이슈가 있을 때 대응이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짐도 23kg까지(동생에게 가져다줄 물건들이 많다), 기내식도 좀 더 입에 맞지 않을까 싶어서. 엄마 아빠가 기차 타고 올라오셔야 하는 일정 생각해서 가는 날은 오후 3시 55분 출발, 돌아오는 날은 오후 6시 10분 출발로 넉넉하게 잡았다. 도착하는 날 김포에 밤에 내려, 우리 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다음날에 김해 내려가시는 스케줄.
호텔은 상해 ‘골든 튤립 번드 뉴아시아’로 예약했다. 우리는 4인 가족이라 2인용 객실 두 개로. 아침 시간에 4명이서 화장실 하나 쓰면 너무 번잡해서, 여행 시에는 늘 엄마 아빠용 객실 하나, 동생과 내가 쓰는 객실 하나 이렇게 잡는다. 전에 상해 갔을 때는 난징동루 근처의 메리어트를 이용했었는데, 메리어트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다른 호텔에 묵어보고 싶었다. 이 호텔은 난징동루, 와이탄, 예원 등 주요 관광지와도 가깝다고 함. 묵어보고 나서 후기를 쓸 예정이다.
1. 비자 준비
예전에 직접 신청해 본 적도, 대행업체에 맡긴 적도 있는데, 확실히 업체에 맡기면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좀 더 편하다. 최근에 관광 비자 관련해서 알아보니 당사자들이 지문등록도 해야 하는 등 더 번거로워진 듯했다. 좀 간단히 신청할 수 있는 거 없나 찾아보다가 코로나로 막혀있던 별지 비자가 다시 열렸다고 해서, 대행업체 통해 별지 비자로 신청하기로 했다.
별지 비자는 중국 공안을 통해서 직접 발급받는 비자로, 복수의 인원이 같은 비행 편으로 움직이고 전 일정 3성급 이상 호텔 숙박을 하는 조건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권에 기록이 남지 않고 종이로 발행되며, 여행 끝날 때까지 이 종이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출국 시에도 확인하기 때문)
상해로 가는 경우, 우리 가족 3명의 인원으로도 별지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서 출발 두 달 전에 일찌감치 업체에 문의했다. 필요한 것은 여권 사진(9월 12일부터 여권 속지까지 모두 찍어야 하는 방침으로 바뀌어서 페이지 전체를 다 사진 찍어 보냈다), 항공권 사본, 호텔 예약 사본, 비자용 사진. 비자용 사진의 경우 집에서 핸드폰으로 인물 사진을 찍어 보내면 업체에서 보정해서 제출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신청했다. 사진관 안 가도 된다니 새삼 편하군. 중국 비자용 사진은 기준이 정말 빡빡하다. 이마랑 눈썹 보여야 하고, 귀도 보여야 하고, 얼굴 그늘지면 안 되고, 액세서리 안됨, 흰색 계열 옷도 안된다고. 사전에 기준을 잘 알아보고 찍어야 재촬영하는 수고로움을 피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는 대행업체에 진작에 제출했지만 별지 비자는 유효기간이 발행일 14일 이내로 짧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출국 일에 맞추어 받아볼 수 있도록 스케줄링해준다. 추석 연휴 첫날인 9/28 출국인데, 그전에 안 나오면 어떡하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좀 되었는데, 9/22 업체에서 비자 잘 도착했다고 연락 왔고 등기로 9/25에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한숨 돌렸다.
2. 필요한 앱 미리 준비하기
(위챗, 알리페이, 고덕 지도, 디디, 카카오페이)
이제 중국 입국 시에 코로나 접종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 정보는 제출해야 한다. 위챗 앱으로 아래 이미지를 스캔하면 건강 신고서 화면으로 이동이 되는데, 그 화면에서 항공편 정보, 숙소 정보 및 건강 관련 설문을 응답하고 제출 후 발행되는 QR코드를 중국 입국 시 보여줘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위챗은 반드시 여행 전에 다운로드할 것. 그리고 건강 신고서 발행된 QR코드도 유효기간(발행시점으로부터 24시간)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 타는 날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일행이 있다면 서로 아래 이미지를 보여줘서 각자 들어가 입력해도 되겠고, 혼자 가는 경우에는 아래 이미지를 출력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생성된 QR코드는 캡처해 둘 것. 공항에서 와이파이나 데이터 연결이 잘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중국은 카드 결제 거의 안 하고 위챗 페이나 알리페이를 쓰니까 이 앱들도 미리 다운로드해서 카드 등록을 해두었다. 동생이 상해에 있으니까 쓸 일은 거의 없을 것 같기는 하다만. 최근에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결제가 되는 곳도 있다고 하니 가능하다면 준비해 두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중국 지도 앱인 고덕 지도, 택시 앱인 디디 정도를 준비해와야 할 것 같다. 구글맵은 중국에서 잘 안 맞는다고.
3. 여행 준비물 챙기기
(마스크, 비상약, 이심, 귀마개, 티슈, 손소독 물티슈)
옷, 속옷이나 화장품, 신발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 외에 여행 시에 비상약은 항상 챙기는 편인데, 요즘 다시 감기와 코로나가 유행하는 듯하니 마스크와 감기약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동생 말로는 공항이나 기차 같은데 빼고는 상해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 잘 안 쓴다고는 하더라. 하지만 동생은 지하철 같은 곳에서 냄새 때문에 마스크 챙겨 쓴다고. 그 소리를 듣고 마스크를 넉넉하게 챙겼다. 그리고 감기약의 경우, 최근에 아래와 같은 외교부 공지를 봤는데 에페드린과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약은 중국 공항에서 잡힐 수 있다고 하니 빼고 간다. 약은 타이레놀 정도가 무난한 듯하다. 그리고 소화제, 진통제, 밴드, 후시딘, 손톱깎이 정도를 챙겼다.
그리고 데이터의 경우 일본 여행 시에는 주로 유심을 썼는데, 이번부터는 이심을 한 번 써보기로. 나는 아이폰 14라서 이심이 되는 기종인 데다, 매번 유심 갈아 끼우기도 귀찮아서. 구매하고 10분도 안되어 메일로 이심 QR코드와 설치 안내 메일이 왔다. QR코드를 스캔하고 설치 안내대로 하면 된다고. 중국뿐 아니라 홍콩도 커버하는 이심이어서 그런지 vpn 우회도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중국에서 카톡, 인스타 같은 거 안 터져서 vpn 써야 하면 진짜 속 터진다. 부디 이상 없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귀마개도 챙겼다. 중국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불꽃놀이나 폭죽을 터뜨리기 때문에. 그 외에도 티슈, 손소독 물티슈 같은 위생용품들도 필수다. 중국은 화장실에 휴지 없는 경우도 많아서 작은 티슈를 들고 다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난 떠는 거지만 호텔 들어가면 문 손잡이나 리모컨, 조명 버튼처럼 손이 닿는 부분이나 테이블, 변기 부분을 알코올로 닦아내야 직성이 풀리므로 손소독 물티슈도 필수다. 손 씻을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유용하기도 하고. 전기제품이야, 우리와 같은 220 볼트를 쓰니 별도로 돼지코는 필요 없을 듯.
4. 여행 일정 짜기
나 혼자 가는 여행이면 항공 숙소만 해두고 대충 끌리는 대로 다녀야지 싶었겠지만, 이번 여행은 가족 여행, 심지어 상해에 사람이 더욱 바글바글해지는 추석 연휴라 최소한의 계획은 필요했다. 설날에도 추석에도 중국 여행을 했었는데, 차로 1시간 반 걸릴 거리가 4시간이 되는 어마어마한 피곤을 겪은 뒤로 명절 연휴에 중국 도시 여행하면서 근교 갈 생각은 접었다. 상해도 근교인 쑤저우, 항저우가 좋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포기.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주가각이라는 예쁜 수변 마을이 있는데, 거기는 전에 가봤기에 패스. 사실 예원이나, 상해 임시정부 같은 주요 관광지도 이미 다 가봐서. 사람에 치일 것이 뻔하기에 이번에는 좀 여유롭게 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여행이 5일인데, 뭔가 지루하지 않도록 하는 콘텐츠도 있어야 하는 법. 미리 한국에서 여행사 통해서 마시청 서커스 티켓과 티엔즈팡, 동방명주, 황푸강 야경을 보는 반나절짜리 투어는 예약해 두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마사지 일정을 넣고. 식당도 너무 중국 냄새가 심하지 않은 메뉴로 동생이 열심히 알아봐서 정해둠. 한식, 그중에서도 삼겹살도 한 끼 슬쩍 집어넣어 두고ㅋㅋㅋ 필요한 곳은 예약을 했다. 상해에 동생이 살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5년 만의 상해여행, 이번에도 재미있는 가족여행이 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