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메이크, 세잔느부터 꼼데가르송, 티파니앤코까지
유난히 일본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다. 올해는 엔화 환율이 800엔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었고 아직도 90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이런 제품들을 득템 하기에 최적의 시기. 일본 여행할 때 쇼핑에 목숨 거는 편은 아니었는데, 올해 여행하면서는 꽤나 많은 제품들에 눈독을 들였다. 직접 쓰거나 지인들 선물용으로 사면 좋을 제품들을 소개한다.
일본은 가히 드럭스토어의 천국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올리브영과 비슷한 포지션 같지만, 커버하는 제품군은 화장품, 의약품, 생필품, 주류, 과자나 도시락 같은 식품 등으로 더 넓다. 특히 저렴하면서 가성비 좋은 브랜드 화장품들도 많이 팔고 있는데, 제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유명하고 나도 좋아하는 쇼핑템들을 추천.
세잔느는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색조 브랜드. 특히 블러셔와 아이섀도가 유명한데, 색조 라인 제품들의 펄 표현을 잘한다. 내가 좋아하는 블러셔는 세잔느 내추럴 치크 제품이다. 펄이 은은하게 들어가 있고 발색도 괜찮은데 부드러운 브러시까지 포함해 360엔이라니(카구라자카의 코코카라파인 드럭스토어 기준). 크기도 콤팩트해서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내가 자주 쓰는 컬러는 10호로 인기 No2라는 딱지가 붙어있었다. 코랄빛 치크로 자연스럽게 발색된다. 가루날림이 좀 있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라면 만족.
세잔느의 4구 아이섀도도 괜찮다. 내가 쓰는 제품은 '베이지 톤 아이섀도' 02호 로즈베이지인데 라메, 펄, 매트 컬러가 적절히 섞여있고 이 네 컬러를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 하면 손쉽게 데일리 아이메이크업 완성! 색감도 무난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구성된 컬러 조합만으로 활용도가 높아서 별도로 다른 제품 쓸 일 일이 없다. 이 제품 역시 크기가 콤팩트해서 들고 다니며 수정화장 하기 편리하다. 동봉된 섀도팁을 써도 좋지만 나는 주로 손가락으로 슥슥 바른다. 가격은 일본 공홈 기준 748엔. 1만 원도 안 하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색깔별로 집어올 만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날씨가 습해서 파우더 제품이 많이 발달했다는 카더라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저렴하고 질 좋은 파우더 제품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가 캔메이크의 마시멜로 피부를 만들어주는 페이스 파우더, 마슈마로(마시멜로) 피니시 파우더다. 일본 유명 화장품 앱인 앳코스메에서도 wall of fame에 입성한 제품이란다. 가격은 공홈가 기준 1034엔. 색감은 4종류로 가장 밝은 게 MI(매트 아이보리 오클)>ML(매트 라이트 오클)>MO(매트 오클)>MB(매트 베이지 오클) 순으로 어두워진다. 나는 피부톤이 밝은 편이라 ML을 구매했다. 척 봐도 아주 고운 입자. 나는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쓰고 파우더는 유분기를 잡아주는 용도로 쓰고 있기에, 제품 설명을 보고서 사야겠다 싶었다. 패키지에 자외선 차단, 번들거림 방지, 세안제로 잘 지워진다는 딱지까지 붙어 있었기 때문! 나는 아직 안 써봤는데, 써본 분들의 간증글을 보니 보송보송 폭신하게 마무리된다고. 그래서 마시멜로 파우더인가. 퍼프로 발라도 브러시로 발라도 좋다고 한다. 자세한 건 써봐야 알겠지만, 1만 원 정도 되는 가격에 이 정도면 훌륭한 것 같다.
켄메이크 아이섀도 제품들도 꽤 괜찮다. 세잔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둘 다 IDA Laboratories 계열이라고 한다. 어쩐지 뭔가 사촌지간 같은 느낌이 들더라니.
키스미 핸드크림은 일본 어느 드럭스토어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제품. 나는 늘 가방 안에 핸드크림을 들고 다니는데, 그래서 작은 사이즈의 휴대성이 좋은 핸드크림을 선호한다. 이 제품은 30g으로, 파우치에도 부담 없이 들어가는 사이즈라 좋다. 거기다 패키지에 '약용'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질감이 꾸덕하다. 바셀린을 손에 바르기 좋게 만들어 둔 듯한 느낌. 향도 거의 없다. 비타민 E, 글리세린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추운 날 쓰면 좋은 제품.
물론 키스미는 아이메이크업 제품도 가성비 훌륭하다. 우리나라 올리브영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쿄 여행에 마스카라를 안 챙겨가서 카구라자카의 드럭스토어에서 '키스미 히로인 메이크 롱 업 마스카라 워터프루프' 갈색 제품을 1,200엔에 구입했다. 내 속눈썹은 아이래쉬 컬러를 써서 아침에 바짝 올려도 오후가 되면 잘 쳐지는데 이 제품을 쓰면 그래도 좀 선방하는 듯. 깔끔하니 번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올리브영에서도 키스미 마스카라는 종종 세일하는데 그러면 현지와 가격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일본까지 가서 꼭 구입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국에 없는 라인업이라면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드럭스토어 아이템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반드시 구매해야 할 화장품이라면 빠지지 않는 러쉬. 일본에서 러쉬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 영국 브랜드인 러쉬가 왜 일본에서 싼 걸까. (일본에 생산 공장이 있어서 그렇다는 카더라가 있다) 내가 러쉬에서 특히 좋아하는 제품은 샴푸인 '리햅'과 '와사비 샨 쿠이', 바디솝 '씨 베지터블', '보헤미안'.
리햅과 와사비 샨 쿠이는 지성두피에 추천하는 샴푸다. 나는 지성두피인 데다 보통 밤에 샤워하고 머리 감는데, 그러다 보니 다음날 정오 즈음 되면 머리에 기름이 끼기 시작한다. 근데 이 두 제품을 쓰고 나면 두피에서부터 산뜻함이 느껴지고 쉽게 기름지지 않더라. 두 제품 다 향도 좋다, 상큼 달달한 느낌. 와사비 샨 쿠이는 약간의 쿨링감도 있다. 액체 제품이라 무겁기 때문에 미니 사이즈로 사 오곤 한다. 씨 베지터블과 보헤미안도 쓰고 나면 뽀득한 느낌이 들어 지성 피부에 추천하는 바디솝.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색감에 레몬이나 민트 같은 향이 나서, 향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듯. 거품이 잘 이는 바디타월에 비누를 문질러서 거품을 잔뜩 내서 씻으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일본에서 제품을 구매하면서 한국과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나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나더라. 일본 여행 중에 관심이 있으면 러쉬 쇼핑 추천한다!
*앞이 한국 가격(원), 뒤가 일본 현지 가격(엔)
- 제스티 바디 스프레이 60000원 / 3800엔
- 샴푸 '와사비 샨 쿠이' 110g 26000원 / 1800엔
- 샴푸 '리햅' 100g 19000원 / 1300엔
- 바디솝 '씨 베지터블' 12000원 / 938엔
- 페이셜 마스크 '허벌리즘' 100g 22000원 / 1560엔
- 향수 '카마' 30ml 75000원 / 5300엔
- 바디 스크럽 '럽럽럽' 300g 30000원 / 1950엔
화장품은 아니지만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구입하면 하면 좋을 추천템 중 하나는 안약이다. 일본 드럭스토어에 가면 코너 한편을 안약 제품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는데, 종류도 효과(눈 피로함, 가려움, 노안케어 등)/렌즈 착용 여부/청량감 정도 등에 따라 아주 다양했다. 가격 또한 대부분 1만 원 안짝으로 부담 없는 편. 나는 소프트렌즈를 자주 착용하는데, 겨울에는 눈이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일본 여행 가면 드럭스토어에서 렌즈 착용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안약을 종류별로 구매해서 챙겨 다닌다.
의류 브랜드는 주로 긴자나 오모테산도 쪽에서 쇼핑한다. 도쿄에서 지갑을 열게 되는 케이스는 크게 두 가지로, 한국보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한국에서 구하지 못하는 모델을 구할 수 있거나.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도쿄 가서 찾는 브랜드는 주로 단톤, 휴먼메이드, APC, 메종키츠네, 꼼데가르송, 비비안웨스트우드 정도 있는 듯. 나이키, 아디다스의 운동화 한정판이나 스투시, 베이프, 아크테릭스 같은 브랜드도 인기인 것 같다. 나는 보통 한국보다 저렴한 아이템들을 노렸다.
긴자의 루미네 2 건물 4층에 편집숍 B숍이 있다. 목표는 단톤! 긴자 B숍에는 단톤의 가디건, 스웨터 몇 종류와 바지, 후리스, 패딩 등 꽤 많은 종류의 단톤 상품들이었다. 가방, 모자 같은 아이템들도 소량이지만 있었고. 가디건은 빨강, 주황 같은 원색 계열의 심플한 디자인들이었다. 입어보고 싶다고 하면 점원이 친절하게 도와주신다. 사이즈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맞는 사이즈를 찾도록 잘 봐주셨다. 가디건 몇 개 입어보다가 비비안웨스트우드 가디건이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고민하던 중, 북극곰 같은 후리스가 눈에 띄었다. 입어봤는데 손가락 걸이 부분도 있고 귀여워서 맘에 쏙 듦. 이걸 구매하기로 결정! 가격은 22,000엔, 택스 프리 가능한데 매장에서 챙겨주는 영수증 들고 가면 지하 1층 면세 카운터에서 받을 수 있다. 1,800엔 돌려받았다. 최종 구매가 20,200엔.
https://maps.app.goo.gl/cPB2vSyMiYG5sPZt6
빔즈에도 단톤 제품이 있을까 싶어서 찾은 빔즈 긴자점. 나름 규모가 크고 층이 나누어져 있었는데, 여성복 쪽에는 귀여운 맨투맨이나 크롭 탑 제품들이 많았다. 근데 단톤은 없었음.. 내 기준에는 제품들이 너무 스트릿 느낌이라서, 맘에 드는 것이 없어 좌절하던 찰나, 하늘색 플리츠 롱 원피스에 시선이 갔다! 베이지랑 블랙 컬러도 있었는데, 하늘색이 딱 내가 좋아하는 셀룰리안 블루에 가까운 색. 흔치 않은 컬러인 것 같아서 점원분 불러서 입어봤는데, 길이감 괜찮고 재질 판판하고 주름도 잘 잡혀 있어서 합격. 여기선 레이 빔스 제품들 둘러보면 건질 게 좀 있을 것 같다. 계산대에서 바로 택스 프리 가능하다. 정가 14,850엔, 면세받아서 최종 구매가 13,500엔.
https://maps.app.goo.gl/fVCmimxuDzsHGL937
긴자에 왔으면 미츠코시 백화점은 들러야지 하는 생각으로 방문한 미츠코시. 여기 4층에 꼼데가르송 매장 있어서, 4층으로 향했다. 근데 구하기 힘들었던, 까만색 여자 가디건 M 사이즈가 딱 하나 남아있는 거! 그러면 또 사야지. 올 6월에 오사카에서 제일 크다는 꼼데가르송 신사이바시 점에서도 구하지 못했던 블랙 컬러 가디건. 우연찮게 이렇게 걸렸다. 가디건은 울 100% 재질이고 조금만 입어도 금방 울이 일어나는데(그래서 막 입기 힘들지만), 그래도 왜 사고 싶은 걸까.
계산하려고 보니 미츠코시에서 게스트 카드 발급받으면 5% 할인이 되는데, 그걸 깜빡한 걸 깨달았다. 직원분한테 게스트 카드 만들어 올 거라고 하고 제품 예약 걸어놓고(종이로 예약자 이름을 써서 줌), 후다닥 7층 택스 리펀드하는 쪽에 가서 게스트 카드를 발급받았다. 여권 보여주면 바로 만들어 주신다. 1층 인포에서 만들어 주지, 7층에서 발급해 주다니 왔다 갔다 해야 해서 좀 불편하다. 게스트 카드 가지고 다시 4층 내려가서 가디건 결제. 정가 30,250엔인데 게스트 할인받아 28,743엔. 7층 택스 리펀드 카운터 가서 2,208엔 돌려받았음. 최종 구매가 26,535엔.
https://maps.app.goo.gl/9EMmccXtNLvfzg4x6
신주쿠 지나가다가 꽤 큰 규모의 유니클로 발견해서 들어가 봤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입구에서 꽃 팔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1층 둘러보는데 한국 유니클로에서 유심히 봤던 수플레 얀 가디건이 있어서 가격을 확인해 봤더니 2990엔. 한국에서는 39900원으로 팔고 있는데! 한국보다 싸니까 베이지색으로 하나 담았다. 구경하다 보니 후리스 재질의 이너로 입기 좋은 상의가 보여서 두 개 고르고. 위층 올라갔는데 세일이라고 붙어 있던 도톰한 재질의 베이지색 셔츠가 귀여워서 그것도 담았다. 면세받으려면 4층 카운터로 가면 된다. 네 개 제품 면세받아서 최종 구매가 8,155엔.
https://maps.app.goo.gl/rDrfHJGa6mox6Kv58
셀린느, 바오바오, 티파니앤코 등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저렴한 럭셔리 브랜드들이 있다. 인기 있는 물건 구하기는 한국과 같이 어렵기는 매한가지지만. 일본 여행 카페에 보면 오픈런을 했는데도 인기 제품은 구경도 못하고 매장 공기만 마시고 왔다고 '공기 맛집'이라는 자조 섞인 밈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과 꽤나 금액 차이가 있는 럭셔리 브랜드 제품 득템을 위해서라면 발품팔이를 해도 아깝지 않다! 당초 설정된 가격 자체도 한국 보다 저렴한 것 같은데 엔화 환율과 택스리펀드를 적용하면 한국 들어오면서 세금 납부해도 한국의 백화점 구매가보다 경쟁력 있는 건 사실인 듯. 나도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내심 호시탐탐 노렸던 명품 브랜드 제품들을 구입했다.
(2023년 11월 11일 구매)
한 때 일본 티파니 가격이 한국보다 메리트 있어서, 예비 신혼부부들이 일본 여행 가서 예물을 사 오면 비행기 값을 제하고도 이득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게 인상 깊어서 나도 티파니는 일본이 싸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면세점 가격도 메리트 있겠지만, 특히 실버제품의 경우 시내 매장에서 사도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고.
나는 티파니앤코 긴자본점을 방문했다. 목적은 사파이어가 박힌 1837 실버링. 스테디셀러인 1837 실버링에 작은 사파이어 두 개가 세팅된 반지인데, 심플한 실버링에 푸른 사파이어가 포인트가 되어서 예쁘다.
미츠코시 백화점을 기점으로 긴자의 메인 도로는 주말 오후에 차 없는 거리가 된다. 양 옆으로 휘황찬란한 온갖 명품 브랜드 건물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를 걷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티파니 긴자본점 건물은 크다. 1층만 해도 꽤나 넓은데 2층도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살 제품을 정해뒀기에, 건물 입장할 때 입구의 직원분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거 사러 왔다고 말하니 바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웨이팅은 없었다. 다른 분들 후기 보니 웨딩밴드나 꼭 보고 싶은 모델이 있는 경우, 사전에 매장에 메일로 문의해서 예약도 잡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찾는 제품 재고가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딱히 예약이나 문의하지 않고 바로 쓱 들어갔지만.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모델이 있는 경우는 사전에 매장에 문의해 보자.
직원분이 내가 찾는 반지가 있는 구역으로 안내해 주신 뒤, 모델을 꺼내서 보여주셨다. 주로 중지나 검지에 낄 거라고 하니 사이즈를 세심하게 테스트해 주셨는데, 맘에 들어서 구매하겠다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안내해 주셨다. 의자에 앉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다른 직원분이 오셔서 에비앙도 챙겨주셨다. 토요일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간대에 갔는데 매장이 넓어서 그런지 그리 북적이지 않아 좋았다.
가격은 정가 85,800엔. 택스프리 받아서 78,000엔. 결제했던 날의 환율이 872원 정도였으니, 그 기준으로 원화 환산하면 68만 원가량 되는 듯. 결제는 엔화를 충전해 둔 트래블로그 카드로 했다. 결제가 끝나면 나를 응대해 주신 직원 분이 매장 입구까지 배웅 후 제품을 건네주신다. 참으로 친절한 서비스. 건네받은 티파니 쇼핑백에 새 모양의 참이 달려 있었는데, 이 참은 긴자본점 기간 한정으로 주는 거라고 하셨다. 뭔가 한정이라고 하니 더 기분이 좋아졌달까.
숙소에 돌아와서 민트 박스를 풀어보는데 두근두근했다. 역시 티파니 하면 민트, 민트 하면 티파니. 실버링이라 반지케이스는 아니지만, 역시 티파니 리본 푸는 맛이 있다. 1937 링은 디자인이 심플해서 데일리로 착용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실내조명보다 야외에서 보면 더 반짝반짝거린다. 대부분의 장신구들이 그렇듯, 사진보다 실물이 더 이쁜 듯. 그리고 원석 특성상 세팅된 사파이어는 반지마다 색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어떤 건 진한 파랑, 어떤 건 연한 파랑. 그 점도 이 반지의 묘미인 듯. 한동안 잘 끼고 다닐 듯싶다.
https://maps.app.goo.gl/CwVQwiy6VoZyuxbr7
(2023년 7월 28일 구매)
후쿠오카 여행하면서 하카타역의 한큐 백화점 3층 타사키 매장에 방문했다. 타사키는 우리나라에서 파베 피아노링 같은 웨딩링 브랜드로도 인기지만, 역시 아코야 진주 제품을 정말 멋지게 만드는 곳이다. 진주로 된 액세서리를 찾아본 건 처음인데 나이가 드니까 영롱한 진주가 예뻐 보이기도 했고, 타사키는 일본 브랜드라 일본에서 사면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점찍은 것은 ‘쁘띠 밸런스 클래스 참 진주 펜던트’(이름 참 길다).
쁘띠 밸런스 클래스 참 펜던트 시리즈는 탄생석 베이스라 큰 진주알(4.5mm)에 각 월별 탄생석(가넷, 페리도트, 사파이어 같은)이 더해진 조합들도 있다. 근데 탄생석은 아래쪽을 바라보게 세팅되어 있어서 목에 걸었을 때 정면에서 본 모양은 별로. 그래서 나는 진주로만 구성된 제품으로 선택했다. 진주는 당연히 아코야 진주, 4.5mm와 2.5mm의 진주 두 개가 세팅되어 개성 있는 느낌을 준다. 42cm의 사쿠라 골드 체인도 함께 주는데, 사쿠라 골드는 언뜻 로즈 골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타사키가 동양인의 피부색에 잘 어울리게 고려해서 만든 거란다.
진주 제품 처음 사본다고 하니, 착용하고 나면 반드시 함께 드리는 천으로 닦아내고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진주는 보석 중에서도 유난히 상처 나기 쉽다고. 보증서와 함께 안내서, 세척용 천을 받았다. 사진도 이쁘게 찍게 해 주시고 포장도 정성스레 해주셔서 구매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정가는 117,700엔. 인포메이션에서 게스트 할인 쿠폰을 미리 받아간 덕에 매장에서 할인을 받았다. 참고로 일본 백화점들은 외국인 고객을 위해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할인 쿠폰을 제공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여권만 있으면 누구나 받을 수 있으니, 한큐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는 반드시 인포에서 할인 쿠폰을 받아가자. 까르띠에 등 일부 매장 제외하고는 쇼핑할 때 쓸 수 있다. 그리고 m3층이었던가, 면세 카운터에서 택스 리펀드도 받았는데, 오전 시간대여서 그런지 면세 카운터에 사람도 별로 없었다.
게스트 할인 적용받은 제품 가격은 101,650엔. 택스 리펀드 금액은 제품 가격의 10%인 10,165엔에서 택스 리펀드 서비스 요금 1,575엔을 차감한 8,590엔. 면세 카운터에서 돌려받았다. 결과적으로 93,060엔으로 타사키 목걸이를 구입 한 셈. 구매 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보면 834,700원 정도인 듯하다. 타사키나 진주 액세서리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들러서 구경해 볼 만하다. 나는 목걸이 아주 만족하며 잘 차고 다니는 중!
https://maps.app.goo.gl/hpoJNbNypEM6Ttau6
(2023년 6월 20일 구매)
오사카 여행 마지막 날에 라피트 타고 간사이 공항 갈 예정이라 난카이 난바역 근처에 있었는데, 역이랑 다카시마야 백화점이 연결되어 있어 구경하러 들어갔다. 난바 파크스와 함께 라피트 타기 전에 방문하기 좋은 쇼핑 스팟인듯. 나는 현금을 잘 안 가지고 다녀서 카드지갑을 쓰는데, 기존에 쓰던 카드지갑이 낡아서 매장 구경해 보다가 맘에 드는 게 있으면 새 카드지갑을 살 생각이었다.
난바 다카시마야에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입생로랑, 로에베 등 해외 명품 브랜드 부띠끄들이 많이 입점되어 있다. 둘러봤는데 샤넬, 입생로랑은 카드지갑 종류가 별로 없었다. 몇 군데 구경하다가 루이비통 매장이 꽤 크길래 물건이 많을 것 같아 입장. 오전에 가서 그런지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작은 사이즈의 카드지갑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직원분이 이것저것 준비해서 보여주셨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내 브랜드 매장 중에서 루이비통이 카드지갑 종류가 가장 많았다. 직원분이 가격도 일일이 찍어가면서 보여주시고 굉장히 친절하셨다. 몇 개 비교해 보다가 내가 고른 것은 '로잘리 코인 퍼스'. 사실 점찍어 둔 모델은 특별히 없었는데, 현장에서 디자인이랑 크기 보고 맘에 들어서 골랐다.
안감은 연분홍과 빨강, 두 종류가 있었다. 나는 연분홍으로 선택. 15분 정도 걸리는 무료 각인 서비스가 있었는데, 나는 그냥 안 받았다. 가격은 52,800엔. 다카시마야 7층으로 가면 택스 리펀드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 택스 리펀드도 받았다. 직원분이 친절하게 어느 엘리베이터를 타고 몇 층으로 올라가야 하는지도 다 설명해 주셨다. 여기도 매장 바깥까지 나와서 인사해 주시는데 뭔가 너무 친절해서 좀 황송한 느낌.
면세 카운터에 사람이 별로 없었고, 직원분이 기계로 금방 처리해 주셨다. 택스 리펀드 수수료 2.1%인가 떼고, 4,056엔 돌려받았다. 로잘리 코인 퍼스는 한국에서 51만 원에 파는데, 환율 계산해 보니 6만 원 정도 더 싸게 산 듯. 매장 크기 대비 손님이 많지 않아서 한국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에서보다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었다. 난카이 난바역 근처에서 명품 브랜드 쇼핑을 하고 싶은 분들은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https://maps.app.goo.gl/ToMAHb2f1uf6BNU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