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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Aug 10. 2021

시험공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공부해

진급시험을 4개월 반 앞둔 지금 꽤 시간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여름 한철이 다 가도록 몇 자 못 봤지만 이젠 정말 공부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낮에 남편이 재택근무로 집을 비운 사이에는 꼬박 몇 자씩이나마 봤고 범위가 넓어 해도 해도 끝이 없구나 한탄도 했다. 마스크를 껴야 해서 동네 독서실은 못 가겠고 끼니때마다 밥도 해제껴야 하니 책을 스무 장 보기가 힘들다.. 는 건 핑계고 사실 의지가 많이 안 생기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거 같다.


요 며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계속 삶의 의욕이 저하되는 기분을 느꼈고 다시 양껏 행복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데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남편의 든든한 격려와 애정 어린 보살핌으로 나름대로 진정을 했고 오락가락하는 기분은 기분조절제라는 약을 통해서 관리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좀 두고 보기로 했다.


사실 요즘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다. 남동생의 말투가 기분이 나빠 다툰 것 때문인데 아빠는 집안의 평화만을 원하고 나는 남동생의 반복되는 말투 실수가 거슬려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기도 했다. 오늘 즈음엔 어쨌든 같이 살고 있고 얼굴 보고 지내며 같이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잠시 소강상태다. 내가 그래도 누나니까 걔가 그런다 해도 좀 참아주길 바라는 아빠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어서 폭발을 했었다.


각설하고, 오늘도 보려고 계획한 분량만큼 공부가 끝나지는 않았다. 밤이 되더라도 좀 더 챙겨보고 잘 생각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런 기분에도 진급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식탁에 앉아 커피를 쪽쪽 들이켜며 책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웃기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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