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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Sep 10. 2021

촉촉한 후렌치 토스트

재택근무 마친 남편과 아빠를 위한 간식 준비하기

"우유 좀 사 와"


재택근무 중 반차로 오후 세시부터 자유의 몸이 된 남편에게 우유를 사 올 것을 주문했다. 우유를 이용한 음식(예를 들면, 미숫가루, 시리얼 등등)을 좋아해서 우유를 늘 사다 둔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가족들 미숫가루 타서 먹이고 나니 우유가 똑 떨어졌다.


"우유 사러 나가기 귀찮은데..."


"아빠는 우유 없다고 하면 당장 사다 주는데 너는 남편이 돼서 왜 그러니?" 핀잔을 주며 집에서 쫓아냈다.


남편은 삐죽거리며 우유를 사러 나갔다. 내가 우유를 원한 이유는 간식시간 맞춰 후렌치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남편도 이 시간이면 허기지다고 과자니 주전부리가 잦고 아빠도 그러하기에 두 사람을 위해 맛있는 후렌치 토스트를 만들려고 하는데, 넌 우유 사러 가기가 귀찮다는 말이 나오니?


후렌치 토스트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계란 두 개를 풀고 우유를 두 스푼 정도 넣는다. 설탕도 한 스푼 넣고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다. 그다음에 식빵을 풀어놓은 계란물에 푹 담가서 30초 정도 있다가 꺼내 프라이팬 중불에 구우면 된다. 이 간단한 음식을 요리를 배우기 전엔 밖에서 만 몇천 원 주고 사 먹었다.


십오 분 정도 걸려서 준비를 마치고 가족들을 불렀다. 아빠는 식빵 네 쪽에 베이컨까지 구워 올린 접시를 보고 이거 먹으면 저녁은 어떻게 먹냐,라고 말하면서도 식탁에 앉았다. 남편은 말할 것도 없이 포크를 들고 음식에 덤볐다. 두 사람은 5분만에 모든 것을 다 먹어버렸다. 참으로 순식간이다.


오늘은 남편의 휴가로 간식에 힘을 좀 줘봤다. 엄마를 닮아서인가.. 아님, 밖에서 사 먹어 본 게 많아서 인가 나는 요리에 감이 좀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었지, 하게 국도 끓이고 부침이나 조림도 만드는 내가 신기하면서도 기쁘다. 내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남편,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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