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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Sep 15. 2021

추억의 헬스장

스물여덟 살, 참 좋은 시절이었지

내가 다니는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오랫동안 헬스장이었던 자리다. 엄마랑 같이 다닌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경찰공무원 체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엄마는 헬스장 코치한테 얘기를 잘해서 PT까지는 아니어도 매일 나를 봐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스물여덟 살 때 일이다.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갈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난다. 엄마가 해주는 집밥 먹으며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시절. 엄마는 내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기도해줬고 운동도 잘할 수 있도록 좋은 코치도 알아봐 주고 그랬다. 매일 가던 그 헬스장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지금도 가끔 떠올려 보곤 한다.

 

필라테스를 하러 갈 때마다 왠지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당시에는 당장 닥친 시험이 중해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힘들게 운동하느라 좋은 시절인 줄 모르고 흘려보냈던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그립고 또 애틋했던 추억이 된 것 같다.


경찰 공무원이 되어있는 지금, 엄마 살아생전 내가 잘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보람도 있고 먹고사는데 지장 없는 좋은 직장에서 결혼도 하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운동을 쉬고 오늘 나가니 운동이 무척 강도 높게 느껴졌다.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나가야지. 한 달 동안 두 번 빠지고 여태 잘 나갔다는 건 그래도 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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