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동과 가까이 붙어있어서 항상 암막 커튼을 하고 잔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방 안이 어둡다.
아침이 왔다는 걸 알려면 시계를 봐야 한다. 시간을 보고 일어나서 암막커튼을 홱 열어젖힌다. 그러면 밖의 햇살이 방 안으로 쏟아지듯 들어온다. 하루의 시작이다.
나는 커튼을 열어젖힐 때 그 기분을 참 좋아한다. 엄마의 죽음 뒤에 어쩌다 기분이 좋은 때가 모두 죄처럼 느껴졌는데 커튼을 여는 그 순간만큼은 설레고 기쁜 마음이 든다.
(죄책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도 운동도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의지가 가슴속 깊숙이부터 밀려온다. 나는 오늘도 커튼을 홱열어젖히고 이불을 갰다.
활기찬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