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 심는 시기, 심는 방법
씨감자 심는 시기는 중부지방의 경우 3월 중하순경, 남부지방의 경우 2월 말~3월 초순경에 심는다. 텃밭에 심기 한 달 전에 씨감자 싹을 틔워야 한다.
반그늘에서 틔운 싹이 1cm 정도 자랐을 때 심으면 된다. 씨감자 크기에 따라 통으로 심거나 절단해서 심는다. 조각의 무게가 30~50g 정도 되도록 절단한다. 나의 경우 구입한 씨감자의 크기가 작아서 절단 없이, 통으로 심었다. 통으로 심을 경우 포기 간 30cm, 줄 간격 60cm에 맞춰 10~15cm 정도로 깊게 심기만 하면 된다.
<씨감자 심는 방법(절단 없이 통으로 심기)>
- 씨감자 크기가 작을 경우 절단하지 않고 그대로 심는다.
- 포기 간격 30cm
- 줄 간격 60cm (텃밭 상황에 따라 조절 가능)
- 심는 깊이 10~15cm
- 싹이 위로 향하도록 두고 흙을 충분히 덮는다.
씨감자를 구입 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테이프를 뜯을 때마다 두근두근 긴장되는 마음이 있다. 기대와 걱정이 반씩 섞인 마음이다. 감자가 크면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칼을 소독하고, 눈이 두세 개씩 들어가도록 계산하듯 나누고, 절단면이 마를 때까지 며칠을 기다렸다가 흙에 묻는다. 말로는 간단해 보였지만 작년에 해보니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혹시 눈을 잘못 자른 건 아닐지, 상처 난 자리가 썩어버리진 않을지, 심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흙 위를 맴돌았다.
다행히 올해 씨감자는 작았다. 수미도 홍감자도 손바닥으로 감싸고 남을 정도로 작은 크기였다. 자르지 않고 그대로 심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다. 통으로 심는다는 건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괜히 망칠까’ 하는 걱정을 덜어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이들 공부방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일주일 동안 몇 번씩 박스를 열어봤으나 미동도 없었다. 왜 이리 소식이 없나 마음이 조급해질 때쯤 노란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싹이 나오기 시작한 걸 발견하고 일주일이 지나자 싹은 1cm 남짓 자라 있었다. 웃자라지 않고 짧고 통통했다.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보면 단단한 힘이 느껴졌다. 뾰족하게 올라온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혹시 부러질까 조심스러워 더 살살 다루었다.
올해는 하우스에 감자를 심기로 해서 농부님이 땅은 미리 만들어 주었다. 감자 싹의 자람새를 보아하니 조만간 심어야 할 것 같아 지난 2월 18일에 비닐을 씌우고, 창가 쪽에 제초매트 설치도 끝마쳤다. 2월의 바깥공기는 아직 차가웠지만, 하우스 안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삽질을 몇 번 하니 땀이 흘렀다. 봄인 듯 여름인 듯 계절이 겹친 하우스 안에 나는 감자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밤호박 새싹들이 자라고 있어서 창을 많이 열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기분 좋게 땀을 흘렸다.
여전히 봄바람이 살랑이던 2월 20일, 씨감자들이 담긴 박스를 가지고 하우스로 향했다. 감자의 보금자리는 두둑 하나가 전부였다. 원래라면 줄간격을 60cm쯤 두어야 하지만, 나는 30cm로 좁혔다. 생각보다 씨감자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각까지 냈더라면 두둑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나는 편한 쪽을 택했다. 어차피 우리 가족이 먹을 감자다. 정답처럼 정해진 간격보다 내 마음이 편한 게 더 중요했다. 텃밭이 좋은 이유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 아니던가. 조금 어긋나고, 조금 어설퍼도, 그 결과까지도 내 몫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모종삽 날 길이만큼, 대략 15cm 정도 깊이를 만들고 감자를 넣었다. 싹이 위로 향하도록 조심히 눕히고, 파낸 흙을 다시 덮었다. 그리고 주변 흙을 한 번 더 끌어모아 흙이 감자를 완전히 품도록 단단히 덮었다. 하나씩 심다 보니 박스 안 감자들은 사라지고, 땀에 젖은 모자와 비닐 위에 덮인 흙만 보였다.
노지에 감자를 심을 때는 따로 물을 준 적이 거의 없었다. 비가 오고 이슬이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수분공급이 되었다. 하지만 하우스는 다르다. 물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감자를 심은 후 비 예보가 없어서 밤호박 새싹에 물을 주면서 두어 번 물을 주었다. 그리고 이후 비가 자주 내렸다.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는 하우스였던지라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농부님이 물길작업을 단단히 해 둔 덕분에 과습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처음으로 시도해 본 하우스 감자. 아직은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농부님의 삽질과 야무지게 올라온 싹의 조합으로 나는 벌써부터 조용히 기대하고 있다. 하우스 감자라는 나의 선택이 어땠는지는 여름이 되어야 알 수 있을 테지만 아직까지는 하우스가 빗물에 잠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