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텃밭농사

그냥 둬도 싹 나던데? 씨감자 싹틔우기

씨감자 구입시기, 씨감자 자르기, 씨감자 보관방법

by 농부아내


주부라면 싹 난 감자를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감자 한 팩을 사와서 다용도실에 고이 모셔두고 바쁜 일상으로 잊고 지내다보면 어느새 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재작년, 처음으로 감자재배에 도전하면서 씨감자를 구입해 싹을 틔우려고 하다가 싹이 나질 않아 발을 동동 거렸던 기억도 있다. 그냥 둬도 싹이 나는데 희안하게 씨감자 싹을 틔우려면 힘들다. 겨우 세번째 도전이지만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씨감자를 사서 쪽을 나누고 잊고 지내고 있다.


씨감자 구입시기

작은 텃밭에 소량만 수확해 먹을 요량이라면 집에 있는 마트감자에 싹을 틔워서 심어도 상관없다. 기왕 키우는 감자 제대로 키워 보고 싶어서 매년 씨감자를 구입해 심었다. 감자는 장마 전에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싹을 틔워서 심어야 한다. 텃밭에 심기로 한 날로부터 약 3주전쯤 구입해 씨앗 틔우기 작전에 돌입한다. 매년 믿고 구매하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올해도 씨감자를 주문했다. 작년에 수확한 감자가 유난히 맛있어서 올해도 같은 곳에서 구입한 것이다.


"헉"

주문한 씨감자 택배박스를 열어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까지 작은 사이즈의 씨감자를 받아서 싹을 틔워 통감자로 심었다. 올해도 작은 사이즈를 예상하고 박스뚜껑을 열었는데 주먹만한 감자가 여러개 들어 있었다. 이걸 어쩌지..



씨감자 자르기

감자재배에 대해 공부한 것을 떠올려 보면 사이즈가 큰 감자는 싹을 틔워 잘라서 재를 묻혀 소독한 뒤 심으면 된다. 싹을 틔워 자르면 되는데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작업이라 막막하기도 했고, 재는 또 어디서 구하나??


씨감자의 눈(싹이 올라올 것처럼 생긴 움푹 들어간 부분)이 많이 보이는 부분을 "정아"라고 한다. 정아를 중심으로 +자 모양으로 등분을 나눈다. 재를 구하기 어렵고 소독이 힘들다면 끝까지 자르지 않으면 감자의 녹말이 나와서 절단면이 코팅되는 큐어링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내가 검색하고 공부한 결론이다. 정답은 아니다. 택배를 받고 이틀 지나 절단 작업을 해서 정아의 구분은 수월했다. 내 마음대로 일단 큰 사이즈의 감자를 정아를 중심으로 2~3등분으로 나누되 1/5정도 남겼다. 절단 작업을 할 때 칼은 뜨거운 물에 소독하고 찬물로 살짝 식힌 뒤 감자를 잘랐다. 칼을 들고 있는 손이 불안한 마음에 부들부들 떨렸다. 긴가민가, 실패하면 어쩌나...





씨감자 보관방법, 산광최아

씨감자는 직사광선이 아닌 은은한 빛 아래에서 서서히 싹을 틔우는 산광최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두 개의 박스에 감자를 나눠 담고, 분무기로 살짝 촉촉하게 뿌려 주었다. 그리고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공간인 안방 구석 높은 곳에 두었다. 바닥에 두면 보일러 열기에 마를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웠다.



2월 17일



2월 14일에 산광최아를 시작했고, 현재까진 싹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순항 중이다. 매년 온도, 습도까지 신경써가며 애지중지하며 싹을 틔운다. 마트에서 사서 그냥 둬도 싹이 나는 감자와는 달리 이렇게 정성들여 키우는 씨감자는 또 다른 애정이 간다. 올해는 큰 사이즈의 씨감자를 받는 바람에 "씨감자 절단"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하나의 경험. 이렇게 나는 텃밭지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늘 웃거름과 함께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