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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텃밭농사

봄, 씨감자 심는 시기

텃밭 감자 키우기 3년차, 어렵구나

by 농부아내


올해도 어김없이 봄 텃밭의 감자 심는 시기가 찾아왔다. 봄날의 따스한 흙 속에서 제 몫을 해내며 주렁주렁 감자를 매달아 주길 바라며 지난 2월 28일에 감자를 심었다.



남부지방의 봄 감자 심는 시기

남부지방에서는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에 감자를 심는다. 하지만 올해는 눈도 내리고 날씨도 좋지 않아서 대부분 2월 말쯤 감자를 심을 것 같았다. 감자는 심는 시기가 중요하다. 너무 일찍 심으면 늦서리에 상할 위험이 있고, 너무 늦게 심으면 수확할 때 장마철과 겹쳐 감자가 썩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적당한 시기를 찾는 것이 늘 고민이다. 그래도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감자를 심어왔기에, 올해도 적당한 때를 골라 밭을 준비했다.



밭 만들기

감자를 심기 2주 전에 밑거름을 넣고, 마음이 허락한다면 살충제, 살균제도 함께 뿌린 뒤 밭을 갈아 준비한다. 올해는 시간이 없어 하루 전에 밑거름과 살충제를 뿌린 후 밭을 갈고 비닐 멀칭을 덮어 두둑을 만들었다. 한 두둑이면 우리 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의 감자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씨감자 준비하기

작년까지는 작은 씨감자를 통째로 심었다. 올해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한 씨감자의 사이즈가 커서 절단해서 싹을 틔웠다.



정아를 기준으로 사등분하되 1/5 가량 남겨서 큐어링과 동시에 싹 틔우기를 시도했다. 반그늘에서 2주 정도 말리면서도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절단면도 적당히 아물고, 싹도 그 모습을 보였다. 검색을 해 본 뒤 나의 상황에 맞게 내 마음대로 한 것이라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았다. 하지만 더 두었다가는 싹이 길어질 것 같아 준비된 밭에 심었다. 엎질러진 물이다. 흙 아래 심겨진 씨감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녀석만 아는 일이라 심어 보고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





씨감자 심는 방법

모종삽을 가져다 대어 깊이를 확인했다. 모종삽의 삽 부분이 대략 15cm 정도 되는 것을 기준으로 10~15cm 깊이로 흙을 파고, 절단면이 아래로 가도록 씨감자를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리고 흙을 부드럽게 덮었다. 씨감자 사이의 거리는 30cm 정도로 맞췄다. 재작년에는 간격을 좁게 심었다가 알감자만 가득 수확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거리를 넉넉히 두었고, 만족스러운 크기의 감자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심었다.





텃밭 감자 키우기 3년차

감자를 좋아하는 첫째를 위해 텃밭에 감자를 심은 지 어느덧 3년 차가 되었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지만, 그래도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처음 도전한 절단 감자는 생각보다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작은 씨감자는 통으로 심으면 되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절단 감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다. 싹을 틔우고 절단면을 말리는 과정에서 썩기도 했다. 불안한 마음에 씨감자를 큼직하게 잘랐더니 비닐을 찢고 흙을 덜어내며 조심조심 심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몇 개는 싹이 부러져버리기도 했다. 애써 키운 싹이 부러질 때마다 ‘역시 통으로 심는 게 편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도전해 본 절단 감자는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만큼, 통감자를 심을 때보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싹이 부러지기도 해서 올해 감자에 큰 기대는 없지만 어떻게 자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이왕 심은 것, 무럭무럭 자라주길 바라며 기다려 보기로 했다. 따스한 봄날, 감자 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그 순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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