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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Mar 19. 2024

언어의 다리


루이즈 뱅크스는 언제나처럼 딸 한나와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루이즈 뱅크스는 “언제나”라는 말이 자신의 인생에 영원히 쓰여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문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듯, “언제나”와 “딸”이라는 단어가 그의 삶에서 지워지고, 루이즈는 고통이라든지 슬픔 같은 단어로 점철된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현재, 루이즈는 강의를 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섭니다. 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죠. 12개의 외계 비행물체. 그것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상공에 등장한 것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루이즈는 이 일이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될지 예상하지 못했죠.


그런 루이즈에게 미 육군 장교가 찾아옵니다. 그들은 루이즈가 언어해석 분야에 가장 뛰어나니 외계 생명체와 소통을 해달라 부탁하러 온 것이었죠. 그들이 가져온 외계인의 음성은 아무리 루이즈라 해도 곧장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루이즈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대면해야 한다고 말하며 외계인들과의 조우를 요청하죠. 처음에는 루이즈의 의견을 제안을 거부하던 장교들도 결국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는데요. 그렇게 루이즈는 외계인과 마주하게 됩니다.


아무런 말도 통하지 않을 것만 같은 외계 생명체. 그 높은 소통의 장벽 사이에서 루이즈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적어 보입니다. 그러자 외계인들 역시 자신이 무엇이라며 그들의 문자를 써서 알려주죠.


그렇게 첫 번째 소통이 이루어진 뒤, 루이주와 외계인은 서로에게 최대한 많은 서로의 문자를 보여 줍니다. 숨기는 것 하나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떤 것도 아까운 것이 없다는 듯이. 그렇게 모든 것을 내보입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는데요. 조금씩 서로가 서로의 언어에 감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렇게 단어와 단어가 통하고 문장과 문장이 이어지고 서로의 앞에 쌓인 높은 담이 허물어지자, 그들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는 문명의 초석이자 사람을 묶어주는 끈이며 모든 분쟁의 첫 무기다.”

라는 루이즈의 책 서문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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