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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Apr 09. 2024

당신을 쓴다는 것

    


슈테판 츠바이크.

오스트리아 출신의 이 작가를 어떻게 기억하고 계시는가요?

훌륭한 소설가, 꽤 괜찮은 저널리스트. 혹은 극작가.

이런 타이틀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 사람의 수명을 무한대로 늘려놓은 작가.

이렇게 기억하는 분들도 있겠죠.


한 사람의 수명을 무한대로 늘려놓았다?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그건 슈테판 츠바이크의 수많은 전기작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픽션 작품을 주로 썼지만,

그 사이,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해 니체, 톨스토이, 카사노바, 스탕달 같은

사람들의 전기 작품을 써냈습니다.

쓰지 않았다면 잊혔을지도 모를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었죠.



슈테판 츠바이크가 그렇게 사람을 쓰는 일을 이어간 덕분에,

우리는 그들의 내면을 더 깊이, 그리고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치 그들이 지금도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를 쓴다는 것.

그것은 이렇게 마법 같은 일을 가능케 하곤 합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슈테판 츠바이크 같은 대문호가 아니더라도

그 마법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부모님의 지난 시간을 쓰거나,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하루를 기록하는 것.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나의 하루를 적어 보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조금 더 오래 살게 하는

마법을 펼칠 수 있습니다.


믿기 어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지난날, 나를 쓴 일기장이나 수첩을 펼쳐보세요.

아직 생생히 살아있는 나를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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