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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Apr 10. 2024

네 명의 비틀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며 영국은 물론 미국의 음반시장까지 집어삼켰던 밴드 비틀즈. 리버풀의 무명 밴드에서 시작한 네 사람은 세상 누구보다도 유명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이끌어주던 매니저 브라이언 앱스타인 사망 후, 아직 20대에 불과했던 네 사람은 길을 잃고 말았죠.


이 시기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보금자리이자 또 다른 뿌리가 될 ‘애플 레코드’를 직접 운영하기로 결심합니다. 초록 사과 이미지를 로고 삼은 이 레코드사를 통해 콘서트 밴드에서 스튜디오 밴드로의 귀환을 꿈꾸려 했던 것이죠. 여기에 더해 비틀즈 멤버들은 실력은 있지만 아직 유명하지 않은 밴드에 지원을 해주어, 또 다른 비틀즈의 탄생을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과는 과즙을 드러내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마는데요. 애플 레코드의 직원들과 지원을 받는 밴드들은 비틀즈의 바람과 달리, 돈은 돈대로 쓰면서 활동은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 결과,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던 비틀즈 조차 휘청거릴 정도였습니다


결국 애플 레코드는 비틀즈의 해산을 가속하는 독 사과로 변했고, 네 사람은 애플 레코드의 옥상으로 올라가죠. 그리고 그들은 옥상에서 리버풀에서 그랬던 것처럼, 처음 그 마음으로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주택가의 옥상에서 벌어진 이 공연에 소음 신고가 들어가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공연의 주인이 비틀즈라는 사실을 알아챈 이들은 경찰을 포함해 모두가 그 광경을, 넋을 놓고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썩고 있는 사과 위에서 마지막 탈출을 위해 혼신의 연주를 한 네 사람. 그들을 향해 박수와 갈채가 쏟아집니다. 그리고 폴 매카트니가 마지막 마이크를 잡습니다.


“비틀즈를 대표해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오디션을 통과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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