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놀이
9.
"어디서 온 언니일까?"
남보가 말했다.
"음..." 남포는 생각했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남보가 말했다.
"음..." 남포는 생각했다.
"누나, 깨워야 하는 거 아냐?"
남교가 물었다.
"그래야겠지?"
남보도 물었다.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 식기 전에 천천히 들어요."
신사 쥐가 유연에게 찻잔을 건넸다.
유연은 모자 장수의 티파티에 온 것처럼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좋은 잔에 차를 담아 주시는데 식을 리가 있나요."
유진은 갑자기 어디서 그런 말투를 배웠는지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신사 쥐는 유연에게 차를 한 잔 더 따라주며 말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차가 정말 맛있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신사 쥐가 뭐든 물어보라는 양손을 올리며 권했다.
"그러고 보니 댁들은 쥐…. 아닌가요?"
유연의 말에 신사 쥐를 비롯한 생쥐 가족들이 머리에 쓴 중절모를 벗어 신사답게 인사를 했다.
"그렇소이다."
유진은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 찻잔을 떨어뜨렸다. 괜히 헛웃음이 났다. 그러자 생쥐들도 유연을 따라 웃었다. 놀랍게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유연은 눈을 떴다. 어느새 집에는 전등이 켜져 있었는지 노란빛이 천장까지 닿아 있었다.
"어? 일어났다."
유연의 눈앞으로 천장을 가리며 등장한 하나, 둘, 셋. 세 명의 아이들. 유연은 아직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가질 않았다. 다행인 것은 세 아이들도 같은 표정이었다는 것이다.
"언니 이름은 뭐예요? 어디서 왔어요? 몇 살이에요? 우리 동네 처음이에요? 무슨 배 타고 왔어요?"
세 아이 중 그나마 키가 큰 아이가 쉴 새 없이 물었다. 유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그래서 "어? 어?"를 반복할 뿐이었다.
"어 그게, 이름이 그러니까... 최스물여섯, 아니지 그건 나이지.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기 배 타고 다리를 넘어서, 아니지…. 택시 탔지, 나? 그러니까…." 유연히 횡설수설하자 세 아이들은 조금 더 얼굴을 바짝 대며 말했다.
"여기 왜 왔어요?"
유연은 몇 번 눈을 깜빡이고는 말했다.
"노…. 놀러 왔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