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남방참다랑어(미나미) 뱃살에 대해 혹평 리뷰를 한번 쓴 적이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남방참다랑어는 보기 드문 부위이기도 하고, 팔더라도 주로 뱃살 위주로 판매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남방참다랑어 속살(아카미)을 파는 곳이 있어서 호기심으로 한번 주문해 보았다.
뱃살은 정말 맛이 없었지만, 혹시 속살은 또 다르지 않을까?
어차피 뱃살은 기름기 맛이니 기름기가 떨어지는 남방참다랑어는 맛이 없다 치고, 속살은 기름기 없는 담백한 맛이니 뭔가 더 맛있는 게 아닐까란 기대를 했다.
우선 블록 비주얼부터 마음에 안 든다.
반듯한 직사각형의 속살을 기대했건만..
색감은 나쁘지 않다. 눈다랑어 속살보단 진하고 북방 참다랑어 속살보단 옅은 색이다.
한 접시를 썰어보았다.
중간중간 조금씩 보이는 혈(피가 뭉친 것)이 보이지만, 이런 일이야 다른 참치에서도 흔한 일이므로 괜찮다. 눈으로 볼 때는 북방참다랑어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있을 것 같다.
한 점을 먹어보았다.
음.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뱃살을 먹을 때처럼 '이게 대체 무슨 맛인가?' 하는 말이 바로 떠올랐다. 북방참다랑어 속살 특유의 피맛이나 쫀득함도 없고, 눈다랑어 속살 특유의 사각거림도 없다. 그냥 아무런 맛이 없다. 딱 남방참다랑어 뱃살을 먹을 때의 그 느낌이었다. 왜 아무런 맛이나 식감이 없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그냥 먹는 게 맛이 없으니 타다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면이 고르지 않아 프라이팬에 익힐 수가 없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었다.
그리고 썰었다.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비주얼인데??
비린내가 나고 회로는 적합하지 않아서 타다끼로 먹거나 참치 통조림으로 먹는 가다랑어 속살이 떠올랐다.
위 사진은 가다랑어 타다끼이다. 비슷하지 않은가?
어쨌든 맛을 한번 보자.
소스를 뿌리고..
먹어보았다.
그냥 회로 먹는 것보단 훨씬 맛있다.(사실 저 타다끼 소스에는 뭘 먹어도 맛있다)
어찌 되었건 실망이었다. 북방참다랑어와 한 끗 차이라고 광고하는 남방참다랑어는 내 기준에선 눈다랑어보다 훨씬 못 미치는 맛이었다. 이제 다시는 남방참다랑어를 찾지 않을 것 같다.
뱃살이든 속살이든 희한하게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신기한 생선이다.
역시 남방참다랑어는 나랑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