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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땡겨 박주명 May 28. 2016

뱃살은 가라. 담백한 참치가 온다.

참치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 아닐까?


기름기가 많은 참치 뱃살은 이 이미지에 딱 맞는 부위일 게다. 가장 가격이 비싸다는 참다랑어 가마육을 보면 고기보다 기름층이 더 많을 정도로 최고의 느끼함을 자랑한다. 오도로, 오도로 하는 것도 결국 기름 맛을 원하기 때문이다.


참다랑어 가마육 초밥

난 진짜 참치회의 맛은 소위 눅진한 맛이라는 기름 맛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름기가 풍부한 뱃살은 초밥으로는 훌륭하지만, 그냥 회로 먹기엔 너무 느끼하다.


뱃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 등살과 속살이 진짜 참치 맛을 느끼기에 적절하단 생각이 든다. 거기다 요즘 참다랑어는 대부분 축양이라 등살/속살도 기름기가 충만하다.

그래서 참치의 담백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등살/속살 세트를 만들어 보았다.


오랜만에 샵모비딕에서 주문했다. 이 곳의 속살은 모든 쇼핑몰 중 최고의 퀄리티를 갖는다고 자부할 수 있다.(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부위는 왼쪽부터 눈다랑어 등살, 참다랑어 등살(세도로), 눈다랑어 속살, 흑새치 속살이다.

가격 순으로 보면 참다랑어 등살 > 눈다랑어 속살 > 눈다랑어 등살 > 흑새치 속살 순이다.


시간이 없어 숙성을 오래하지는 못했다. 한 시간가량만 숙성했지만, 녹는 속도를 생각해서 30분은 실온에서 30분은 냉장실에 두었더니 짧은 숙성 시간 치고는 비교적 무난한 상태가 되었다.



이렇게 근사하게 한 상을 차린다.

각 부위별로 살펴보자.


참다랑어 등살이다. 세도로라고도 부른다.

등살답지 않게 적절한 기름기를 갖고 있고, 하얀 선처럼 보이는 부분은 힘줄이다. 눈다랑어의 경우 이 부분이 질겅거릴 수 있는데 참다랑어는 좀 더 부드러운 편이라 거부감이 없다. 참다랑어 특유의 눅진한 맛이 느껴진다.


눈다랑어 등살이다. 참다랑어에 비해 색깔이 조금 옅고, 사각거리는 맛이 있지만 참다랑어 등살이 눈다랑어 등살보다 두배가 넘게 비싼걸 생각하면 가성비가 훌륭한 부위이다.


눈다랑어 속살이다. 참다랑어 속살의 경우 아카미라고 부르는데, 일부 저렴한 참치집에서는 눈다랑어 속살을 아카미라고 내놓기도 한다. 기름기가 거의 없고 힘줄도 없기 때문에 부드러운 느낌이 일품이다. 타다끼를 해 먹어도 훌륭하다. 참다랑어는 특유의 비릿한 맛이 조금씩 있는데, 눈다랑어는 상대적으로 적어 눈다랑어 속살이 더 맛있게 느껴질 때도 있다.


주로 무한리필 참치집에서 싼 메뉴를 시키면 볼 수 있는 흑새치 속살이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 먹을 때 별미로 한 번쯤 먹을만하다. 하얀색 참치는 기름치라서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름치랑은 엄연히 다르다. 


숙성을 짧게 해서 지짐이 현상(사후 경직이 진행되면서 근육이 틀어지는 현상)이 조금씩 보이지만, 살짝 녹고 있는 이때도 여전히 맛있다.


뱃살에 비해 등살/속살은 느끼함이 별로 없어 참치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참치 기름은 육고기와 달리 몸에 좋은 기름이라고 하지만, 기름을 잔뜩 머금은 뱃살보다 등살/속살로 담백한 참치 맛을 느껴보자.


일반 참치집들은 손님들이 뱃살을 선호하기 때문에 뱃살 위주로 내놓는 편이지만, 상태 좋은 등살/속살이 있다면 몇 점 내어달라고 실장님에게 부탁 한번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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