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집에서 참치를 먹는 덕에 참치횟집은 잘 가지 않는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남이 차려주는 참치가 먹고 싶었다. 집 주변 여러 곳을 검색해서 선택한 곳은 오끼참치란 곳이다.
오끼참치는 서현점이 본점인데, 예전에 XTM수방사 촬영을 했던 곳이다. 검색해 보니 가게 앞에 내 사진이 붙어있던데...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
여하튼 내가 간 곳은 미금 분점이었다. 가게는 작고 아담했는데 테이블 4개 정도에 다찌는 5~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나중에 알고 보니 안쪽에 방이 여러개 있었다)
39,000원짜리 스페셜을 주문했다.
밑반찬은 딱히 특별한 건 없었다. 샐러드, 무조림, 구운 마늘, 계란찜 정도가 나왔고 특이한 건 명이나물을 준단 거였다. 다른 리뷰들을 보면 저 명이나물을 극찬하던데.. 참치에 자극적인 맛이 섞이는 걸 싫어하는 나에겐 별로였다.
첫 회부터 참다랑어 대뱃살(오도로)이 나온다. 숙성 상태는 괜찮았던 것 같다.
대뱃살을 다 먹어갈 때쯤 참다랑어 배꼽살을 한 점 올려준다. 3만 원대 가격으로는 보기 드문 부위이다.
참다랑어 중뱃살(주도로)이다.
좋은 부위를 주는 건 좋은데 초반부터 너무 뱃살만 주는 거 아닌가.. 느끼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인 눈다랑어 가마 부위가 나왔다. 참다랑어와 달리 눈다랑어 가마 부분은 사각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느끼함에 질려할 때쯤 참다랑어 속살(아카미)을 준다. 눈다랑어가 아닌 진짜 참다랑어 속살이었다. 3만 원대 가격에 이런 건 처음 먹어본다. @.@
황새치 뱃살이다. 전반적으로 참치들의 숙성 상태가 꽤 마음에 들었다.
참다랑어 가마 부위와 비슷하긴 한데 무슨 부위인지 잘 모르겠어서 실장님에게 물어봤었다. 무슨 부위냐고.
'그냥 뱃살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는 시시한 답변만 들었다. ㅎㅎ
근데 저 피막은 좀 제거하고 주면 좋으련만.. 질겅거리는 식감이 별로다.
다시 참다랑어 속살이 나왔다.
이쯤에서 호로롱 낙지가 나왔는데, 이건 좀 의아했다. 웬 호로롱 낙지??
클래식을 듣다가 갑자기 락을 듣는 것 같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반쯤 먹다 남겼다.
마지막으로 나온 대구탕.
이 집에서 가장 뛰어난 맛은 바로 이 대구탕이었다.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이 술을 확 깨게 해준다. 들어보니 실장님이 원래 복어탕 집을 하셨다고 한다. 참치 말고 이 대구탕만 따로 먹으러 오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탕을 다 먹어갈 때쯤 눈다랑어 복육을 내어주었는데, 이것도 피막이 손질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건 좀 맘에 안 듦..
이 집에 별점을 주자면 5점 만점에 4점 정도를 주고 싶다.(평점에 인색한 나에겐 꽤 높은 점수다)
3만 9천 원 정도 가격이면, 주로 눈다랑어 위주로 나고 참다랑어가 맛보기로 몇 점 섞이기 마련인데 여긴 참다랑어가 메인이고 눈다랑어/황새치를 맛보기로 주었다. 동네 횟집 치고는 보기 드문 퀄리티.
타이밍이 좋았는진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참치들의 숙성 상태도 꽤 좋았다.
하지만 보통 혼자 참치집을 가면 여러 명이 갈 때보다 좋은 부위를 많이 주니 감안해 주길..
그리고 대구탕의 맛은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혼자 오는 여자분이 있는데 꼭 탕을 두 그릇씩 먹고 간다던 실장님의 자랑처럼 훌륭한 맛이었다.
아쉬운 점은 너무 뱃살 위주로만 주는 거였다. 참치를 이용한 요리라던지, 초밥 같은 것도 함께 먹으면 더 좋았으련만..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호로롱 낙지는 좀 버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