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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수 Jun 25. 2021

가을

#습작시 연재 3

가을


푸른 나뭇잎 

가슴에 남아

봄은 아직  언덕 너머

떠다니는데

노란 은행잎

어느새

늙은 나그네의 뒷모습처럼

자리 잡는다.

삶은 여물고

할 일은 많아

해는 아직 서산에 있고

새벽 서리는

겨울의 흰 눈 기약하는데

바쁜 발걸음 

제자리 맴돌면

길거리에 남는 건

수북한 낙엽 더미뿐


[Oct 1995]


계절의 바뀜에 따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쓴 시로 삶의 고단함과는 상관없이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간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단풍의 아름다움은 이면에 담긴 생명의 자기 보호색이 아닐까.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이면에 담긴 숨은 그림들을 찾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닌가 한다. 겉으로 드러난 실상보다 감추어진 내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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