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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현 Nov 13. 2023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 : 여섯 색깔 도스토예프스키』

짧다고 빛바래지 않는 절정

 문학인들은 대게 장편과 단편 모두를 쓴다. 하지만 누군가는 장편이 보다 주목을 받는다. 반면 단편이 주목받는 작가들도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전자에 해당한다. 단편보단 최소한 현대에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악령 등등의 장편들이 주로 읽히는 실정이니. 하지만 이는 그의 단편소설들의 가치가 떨어져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장편소설들이 너무나도 훌륭할 뿐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리얼리즘의 절정이다. 이 단행본에 실린 다섯 개의 단편들도 결코 이러한 위상에 누를 끼칠 만한 작품이 아니다.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의 부제는 여섯 색깔 도스토예프스키이다. 전술했듯 다섯편의 단편과 그의 연설문이 실려 총 여섯 색깔이다. 「크리스마스트리와 결혼식」에선 금전적 목적으로 행해지는 결혼을 서술자의 냉담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작품이다. 「정직한 도둑」에서는 한 남자가 자신에게 빌붙은 식객과 겪었던 에피소드를 풀어준다. 「보보크」에서는 현대인을 경멸하는 인물이 어느 날 죽은 인물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는 사건을 다룬다. 「농부 마레이」는 감옥에 갇힌 서술자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을 회상하며 세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되는 내용이다.「우스운 인간의 꿈」에선 유아론과 절망에 빠진 주인공이 신비한 체험을 겪으며 이룬 성장을 다룬다. 마지막에는 그가 러시아의 문인들 앞에서 한 연설을 기록한 산문이다.


 아마 도스토예프스키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을 성싶다. 그의 작품을 읽고 싶지만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확실히 그의 유명작품들은 진입장벽이 아주 높다. 그런 이유로 고민을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고민도 않고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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