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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새인 Oct 15. 2020

“내가 이럴 줄 알았지”라고 말하기 전에

마치 미리 알았던 것 같은 착각, 사후확증편향에 대해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내가 이럴 줄 알았지'라며 마치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feat.노스트라다무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뉴스에서는 '불 보듯 뻔한 일',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보도한다. 시험에서 붙으면 '이것 봐. 이번엔 붙을 줄 알았다니까!'라고 이야기하는 걸 자주 들을 수 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이랑은 왠지 헤어질 것 같았어.'라고 말하고, 연애 때 자주 싸우던 커플도 결혼하고 나면 '이 사람이랑은 결혼할 것 같았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알았을까?



어떤 일이 이미 일어난 이후에 되돌아보면 마치 미리 알았던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이 일어나기 전에 3 정도의 가능성을 생각했다면 일어난 후에는 마치 9 정도는 알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래 0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상당히 놀라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사후에는 그게 9였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 현상을 사후확증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후확증편향에 의해서 우리는 자신이 상당히 통찰력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로 우리가 사전에 그 정도의 확신이 있었다면 일이 벌어지기 전에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정말 이럴 줄 알았다면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연에 막을 수도 있고, 시험에 붙을 줄 알았다면 시험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불안해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닐까? 헤어질 줄 알았다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진작에 헤어졌을 수도 있고, 결혼할 줄 알았다면 연애 때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잘 생각해보자. 그 당시에는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의 확신이 없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마치 실제보다 더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이다.








진짜 통찰력은 말만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 '내가 이럴 줄 알았지'라며 자신의 예측력에 대해 감탄하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정말로 알았을까? 백 퍼센트 확신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돌린다면 똑같이 행동했을지 고민해보고 그 대답이 No라면, 당신은 사후확증편향에 의해 마치 알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럴 줄 알았다.'라는 말을 생각보다 쉽게 내뱉는다. 하지만 진짜 통찰력은 말만 하지 않는다. 진짜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온다. 그냥 '이럴 줄 알았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럴 줄 알았기 때문에' 현재의 행동에 수정을 가져오는 사람이 진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고, 마음이 주는 착각에 빠지기보다는 '진짜' 통찰력으로 겸손하고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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