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회사의 가장 큰 변화
아마 작년의 우리회사를 거쳐간 멤버가 지금 우리 회사를 본다면 완전 다른 회사라고 느낄 것 같다.
일단 프로덕트 위주로 마일스톤이 정해진다. 프로덕트가 기반이 되니 데이터가 쌓이고, 프로세스가 구성되고, 합리화된다. 이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소통이 많아졌고, 같이 밥먹는 시간도 많아졌다. 팀구성이 프로덕트 메이커들이 주류가 되도록 바뀌었고(개발자.. 디자이너.. PM..), 레거시 업계 출신이 줄어들고.. 소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런 팀 구성의 변화도 아주 큰 요인이겠지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나한테 있다.
창업 처음으로 고객관리부터 발주단까지 다 붙어서 해야했던 것.
이게 처음이라기 참 애매한데, 난 늘 고객개발을 하자고 했지만, 영업인원이 너무 많고(전체 중 60~70%) 결정적으로 세 번째 멤버인 C레벨이 영업단을 관리하고 있어서 다이렉트로 고객과 전과정을 붙어서 서비스를 만들어가기는 어려웠다. 다시 돌아보면 정말 핑계같긴한데, "영업 해 봐~", "영업 하면 되지~"라고 말을 듣거나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이 작은 조직에) 계층들이 존재했고, 나는 그 level을 바이패스하기가 어려웠다. 최대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중간에 있었을테니 그들을 존중하는 것도 내 몫이라 여겼기에. 나는 내 자리에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고, 아마 당시의 멤버들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창업자는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져있으면 주워요.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런데 관리자는 휴지를 보고도 그렇게 하지 않죠. 바로 그 차이예요.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작년까지 나는 사람들이 더 잘하는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애를 썼고, 일을 정의해주는 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마이크로매니징이 되지 않기 위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러면서도 일부 사람들이 방어적으로 일하는 것을 눈치를 보며 방임했다.
별 생각없이 누른 유튭영상에서 브라이언 체스키가 코로나 이전의 에어비앤비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우리 회사 이야기 같아서 16분짜리 동영상을 내리 보았다. 그런 위기가 없었다면, 자신이 중심을 잡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중심을 잡고 사람들에게 Direct로 피드백을 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는 기회이며, 위기상황에서 더 커지는 위대한 기업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비단 청소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기업은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이는 많은 것들이 관리자인 멤버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다. 아마 작년에 그러한 분위기는 결국 내가 중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으려나.
내가 직접 고객이랑 얘기하면서 발생한 일은, 작게는 내가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된 것, 크게는 회사가 무엇을 할 지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든 멤버와 고객개발을 같이 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대화가 무지하게 많이 늘었고,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됐다.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 거창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바로 눈앞에 뭘 할지 알고, 이게 어떤 그림으로 완성될 지 안다면, 그리고 그것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충분하게 발전시키며 소통하는 것이 비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많이 하고 있는 이야기지만, 매일 "사람이 다다"라고 하는 말이 다르게 다가온다. 누구는 자조적으로 어려운 채용을 말하는 것이고, 누구는 초기 어벤저스 같은 팀 구성의 강점을 이야기한다. 투자자들은 근사하게, 초기 창업팀을 가리켜 "사람을 보고 한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의 이 표현은, 나에게 하는 것 같다. 창업자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 로 여길 수 있는가. 이것이 안되면 비슷한 DNA의 사람을 영입하기도 어렵고, 운좋게 영입한다 하더라도 곧 떠나게 할 것이다. 비슷한 DNA의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회사는 창업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발전할 수 없다. 결국 커질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