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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이화니 Oct 09. 2023

Midnight Children

Shalman Rushdie의 Midnight Children을 읽었다. 5개월이 훨씬 넘는 긴 장정이었다. 너무 어려워 책을 놓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번역서를 빌려다 거의 대조하면서 읽었지만,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것도 아니다.  왜 이 책을 붙들고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가? 중간에 포기하기 싫었다. 글의 마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Shalam Rushdie 그 사람 글은 독특하다. 이상한 매력이 있다. 언어를 펼치는 천재다. 그는 단어를 쓰지만, 마음을 그려낸다. 그냥 읽으면 이해가 안 된다. 생각이라는 매개가 없으면 그를 알 길이 없다. 지난 시간, 그를 만나서 즐거웠다. 언어의 마술 속에 깊이 빠져 있었다. 푸르스트의 글처럼, 그가 말하는 것을 쉽게 설명할 수가 없다. 아니 구구절절 늘어놓기도 싫다. 다만 그의 글이 있고 그것이 내 가슴으로 들어올 뿐이다. 그리고 서서히 침잠되는 느낌을 얻을 뿐이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내 영어가 많이 커지는 어느 날에 그의 글을 다시 읽을 것이리라. 그때는 그를 더 많이 알고 더 느낄 수 있으리. 내 곁에 있으며 나를 지배한 그를 이제 놓치니 섭섭하다. 아니 홀가분하다. 그 라는 마력에서 벗어나는 자유가 오히려 있다. 오늘 나는 그를 다시 기억하고 싶다. 그를 떠나고 다른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아마도 내가 만날 타인 속에는 그의 그림자가 숨어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내속에 있으니까. 그는 내 생각과 느낌의 언저리를 살고 있으니까.



Midnight. 자정에 태어났다. 신이 부여한 시간이다. 신이 내게 내린 능력이 그 시간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1000명 하고도 하나. 각기 다른 초 능력을 갖고 세상을 찾아왔다. 세상의 모든 냄새를 다 맡을 수 있다. 향기로운 맛있는 음식뿐 아니다. 마음의 썩은 노린내도, 부패의 악취도, 사랑의 냄새도 분별해 낸다. 세상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 싸움의 소리, 갈등의 소리. 미움과 증오의 소리까지. 연인의 속삭임도 들린다. 모든 것을 작게 만들어 주머니 속에 집어넣을 수도 있고 변신도 가능하다.


나에게도 특별한 재능이 있을 것이다. 신은 천한명 에게만 능력을 준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능력, 감사하는 에너지. 느낄 줄 아는 설렘도 주셨다. 샬렘 루슈디의 구성이 놀랍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신비의 능력을 가진 초 능력으로 태어난다. 그것이 때로 퇴색되어 사라지고, 그것 때문에 더 고통받고 더 아팠을지 모르나, 분명 우리는 초능력 자다.


손가락도 하나 잘렸다. 관자놀이엔 뿔이 달렸다. 수도승처럼 대머리다. 얼굴은 얼룩투성이, 다리는 활처럼 굽었다. 오이코. 거세된 성기, 조숙한 늙음. 역사가 고칠 수 없는 기이한 형상의 인간.


우리도 이런 샬렘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비록 내가 이런 모습 이기는 하나, 나에겐 하나님이 부여하신 놀라운 능력이 있다. 그것만 기억하며 세상을 살자. 그래야 나는 이 공간을 견디며 살아낼 수 있다.


I no longer want to be anything except what who I am. Who what am I? My answer: I am the sum total of everything that went before me, of all I have been seen done, of everything done-to-me. I am everyone everything whose being-in-the-world affected was affected by mine. I am anything that happens after I’ve gone which would not have happened if I had not come. Nor am I particularly exceptional in this matter; each “I,” every one of the now-six-hundred-million-plus of us, contains a similar multitude. I repeat for the last time: to understand me, you’ll have to swallow a world.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행해졌던 모든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보아왔고 행해진 모든 것이다. 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변화시켰고, 세상은 그런 나를 바꾸어 놓았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모든 것들을 나는 겪었다. 나는 특별하지가  않다. 아니 더 특별하다.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나를 알려면 이 온 세상을 삼켜야 한다. 나는 그렇게 소중한 것이다. 나를 소홀히 여기지 마라. 내 외모가 부실하다고, 손가락도 하나 없다고, 내가 이상 하게 생겼다고, 나를 무시하지 마라. 나에겐 하나님이 주신 초 능력이 있다. 이 세상을 온통 삼켜 먹어야 이해할 수 있는 위대함이 내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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