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좋은 소식이 어디 있을까? 한강의 채식 주의자는 대단했어. 나는 세 번이나 읽었어. 그의 문체는 시야. 그녀는 시인으로 등단했지. 마치 Michael Ondaatje의 The English Patient 글처럼 빛나지.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아름다워. 그녀의 '소년이 온다'는 슬프고 아팠지. 30센티 자를 자궁 속에 쑤셔대며 고문을 당하는 여학생의 모습은 10년이 넘어도 지워지질 않아. 노벨 위원회의 말처럼, 그녀의 글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있는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지. 그녀의 글은 모든 사람에게 주는 좋은 선물이야.
싫다. 광주 우리 역사가 증오스럽다. 80년 오월. 잔혹한 살인이 만든 처절한 절망. 인간이 완전한 동물로 돌아간 그때. 그러나 세상은 그때도 아무렇지도 않게 돌고 있었다. 그 아픈 기억 속에 지금도 억지로 살아가는 사람들. 육체는 다 사그라져 깊은 통증 시달리고, 정신 병들어 트라우마에, 헛것 보며, 미쳐서 지금도 그때처럼 죽어가고 있다. 오월 지나가고 유월이 찾아든 지금. 난 가슴을 쓸어내리는 찬 기운에 떨고 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