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느 날 ‘정말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끌어당김의 법칙‘에 관한 한 영상을 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후 자기 계발서를 파고 또 팠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일상글만 잔뜩 쓰던 잡블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차근차근 제 생각들을 적기 시작했어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또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어느 날은 책의 한 구절을 읽으며 영상까지 촬영하다 보니 자기 계발서마다 하나같이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목표.
‘생각대로 된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영감을 받아 목표를 정한 후 미친 듯이 글을 쓰고 있지만, 새삼스럽게 또 한 번 그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목표가 이렇게나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하며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싶어 졌습니다. 소리치고 싶어졌습니다. 목표가 정말 중요하니까 자기 계발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새로 시작한 습관 만들기가 잘 되지 않고 자꾸만 작심삼일 하게 되는 일도, 무언가에 매진하다 중간에 현타가 오는 일도 모두 잘못된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라면서 ‘진정한 가슴 뛰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소리를 냈습니다.
나름대로 글을 잘 정리해서 쓰기도 하고 영상 속에서 거듭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어쩐지 저의 깨달음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제대로 된 목표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기만 하면 동기부여 영상을 찾지 않아도 알아서 동기부여가 되고, 원동력이 생기는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아, 제가 유명하지 않았던 탓일까요.)
그러다 문득, ‘너무 당연한 소리’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시절, 저는 단 한 번도 목표가 없었던 적이 없었답니다. 늘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었고, 이루어야겠다고 결심한 일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 당시에 누군가가 붙잡고 “목표가 중요해요!”라고 말한들, '뭐야?'라며 그 사람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무시하고 지나쳤을 것 같습니다.
10대의 저는 수학강사가 되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과외 선생님들의 좋은 영향 덕분에요. 그리고 수학 강사일이 심드렁해졌던 20대 중반에는 일러스트레이션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같이 손글씨를 연습하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던 시절도 있었어요.
수학이냐 미술이냐를 놓고 왔다 갔다 정신없었던 지난 세월 동안 ‘목표’가 없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늘 목표가 있다고 생각했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날엔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가 정해놓은 그 목표를 향해 매일매일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 계발서를 읽고 저 자신을 채찍질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스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이고, 좋아하거나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목표’라고 믿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목표가 있고 계획이 있고 생각이 있는 사람이니 열심히 살기만 한다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큰 그림은 보지 못했고 작은 착각에 빠져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살아왔더군요.
그저 수학강사가 되기만 하면 되니까 성적관리를 해본 적도 없었고, 대학생 시절에만 경험해 볼 수 있는 국토대장정이나 교환학생에 신청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인턴으로 무언가를 배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수학과외만 하며 지냈고, 이전과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여러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제 발로 차버렸습니다.
한참의 시간을 보낸 뒤 정말 '뭔가가 변하고 있구나'라며 체감하는 지금의 위치에서 저의 지난 날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20대의 목표라 믿었던 그것은 목표가 아니라 ‘계획’에 더 가까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 전체를 놓고 무엇을 이룰지에 대한 답이 아니라 당장 내일은 뭐 할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살았던 겁니다.
다음 스텝은 무엇이고,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있다면 ‘목표'가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어느 누가 "그건 목표라고 할 수 없어"라고 이야기 해주지 않았기에, 목표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이것은 계획이었습니다. 그 차이를 모른채, 목표라 생각하며 열심히 살지 않는 저를 미워했습니다. 작은 그림만 보느라 큰 그림을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당신도, 그저 계획에 불과한 것을 목표라고 생각하며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 주시는 좋은 조언들을 귓등으로 듣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그건 알지, 내가 그걸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야"라며 그 말의 깊은 의미를 진정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정말로 당신은 진정한 목표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