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 앞에서

삶의 화질을 높이는 법

by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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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저는 내 인생의 초점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날은 좋고 할 일도 있는데 손을 놓고 눈만 껌뻑이는 날들을 보냈기 때문인가 봐요. 어느 날은 힘이 번쩍 들었다가 사르르 사라지는 꿈같았고, 어느 날은 언제까지고 누워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몸을 지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걸 무기력이라고 하죠. 저는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생각만 잔뜩 하면서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계획만 늘어놓는 사람 그러나 그 계획마저도 물에 빠진 물감 한 방울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빨래를 널고 창가를 보는데 햇살이 정말 좋은 거예요. 내가 딱 상상했던 그 날씨가 눈 앞에 있다니.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한 시간을 넘게 날씨를 만끽했어요. 내가 사랑하는 오후 네 시, 옆에는 요즘 애정 하는 옛 노래를 틀어놓은 채로.


창 너머의 어느 곳을 응시하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난과 난꽃을 바라보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해가 져가는 것을, 마룻바닥에 노을이 스며드는 것을 바라보았어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순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다 삼켜버렸어요. 뿌듯하면서도 기쁘고 황홀하면서도 머리가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생각은 행동으로 완성시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기다리는 순간 역시 그 앞에서 기다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이에요. 먼 곳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빛나던 생각들도 어느새 녹슬어버린다는 것 또한 말이죠.


그렇게 저는 뿌연 날들 속에서 내 삶의 화질을 높이는 법을 터득했어요. 이제는 더 움직여야 할 거예요. 아직 내 뒤에는 스스로를 뿌연 먼지로 뒤덮고 있는 생각들이 남아있으니까요.


나와 여러분의 생각들이 언제든 먼지 속에서 깨어나기를. 그리하여 더 좋은 화질의 삶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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