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얼굴 어떠니

나의 불행을 기뻐하는 너에게

by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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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느껴지면, 그건 내가 나빠서 일까.


군더더기 없는 사람들과 말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웃으며 사는 짧은 순간에도 내 얼굴엔 서늘함이 몰려와. 그들의 해사한 웃음과 지는 햇살이 날 비참하게 만들 때 나는 사라지고 싶었어.


누군가, 나는 하지 못하는 것들을 부드럽게 심지어 자연스럽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는 쓰리고 아릿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나는 그것들이 어려운데 그는 너무 쉽게 말하곤 하지. 그는 내가 아니고 나는 그가 아니므로 서로 상처 받는 범위가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한구석으로 숨어버린 마음이 다시는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않지. 그에게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이 더는 없다고 생각하지.


네가 밖에서 생활할 때 나는 방 안에 압축되어 있었어. 어느 곳으로도 도달할 수 없다는 듯 온몸이 집 안에 진공 포장되어 있었지. 누군가 행복한 날들을 지나왔다면 누군가는 불행으로 그 시간을 힘겹게 통과하기도 한다는 걸, 네가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분명히 나는, 네게 쉬운 것이 내겐 어렵다고 말했고 그럼에도 너는 내가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여러 차례 쏟아내고는 네 행복과 내 불행에 취해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자주 넘나들곤 했지.


넌 내 불행을 우려내어 네 양분으로 꿀꺽, 아주 잘도 삼키고 있던 거야.


지금 내 얼굴 어떠니.

어려운 행복을 조잘거리는 널 보는 나의 표정은 또 어떤 불행이니?

네 눈과 입을 허름한 마음으로 쳐다보고 있지는 않니?

물컹거리고 냄새나는 마음이 새어나가지는 않았니?


네가 그걸 알아차리고 있니?


나는 하늘이 선명하고 깨끗한 날보다, 길가에 엎어질 듯 진하게 스며드는 햇살보다, 내 마음처럼 엉망인 방보다, 네가 더 미워. 더 이상 너는 내게 착한 사람이 아냐. 타인의 불행을 인질 삼아서 자신의 행복을 치켜세우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니니까.


아마 넌 영영 모르겠지.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또 다른 이를 할퀴고 있을 테지.


이상한 방향으로 웃자란 마음이 타인에게 얼마큼 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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