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기

내가 나를 혼낼 때

by 생강




다른 사람이나 다른 상황 때문에 일이 꼬인 걸 수도 있지. 그런데 난 나에게서 잘못을 찾기 시작했어. 다른 사람들은 너무 잘하고 있었거든. 내가 나를 보지 못하고 넘어간 걸 수도 있잖아. 내 잘못인데 모른 척하고 있는 걸 수도 있잖아. 난 내가 좋은 사람이길 바랐고, 추궁의 화살이 내게 돌아온 건 당연한 순서였지.



날 혼내는 연쇄적인 생각들이 야금야금, 나를 갉아먹는 것도 모르고.



내 잘못은 모든 일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 사실을 알기까지, 마음이 자주 불탔고 그을렸고 쓰라렸지. 빈 속에 술을 들이키면 명치 부근이 타오르는 느낌. 그것을 나는 오랫동안 느꼈어. 아무리 찾아봐도 잘못한 것이 없고 그래서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내 행동, 말 하나하나가 잘못인가 싶어서 정말 가슴이 아팠어. 애초에 내 존재가 잘못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야.


내게선 여전히 탄 냄새가 나지만 나는 나를 혼내지 않아. 날 탓하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잡힐 것 같으면 그냥 달아나기로 했어. 불타는 집에 몸을 넣지 않기로 했어.


내가 나를 혼낸다면 나는 나를 지킬 의무가 있지. 따가운 말들 사이에서 벗어날 의무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