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느끼고 싶었을 뿐이야

듣고 싶던 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고

by 생강


언제나 사과를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내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내내 생각했다.


막상 사과를 들으니 기분이 무너졌던 적이 있었다. 그토록 바랐는데 왜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고 도리어 묵직하게 가라앉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사과를 받자마자 알았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이게 아니었음을.


나는 사과를 듣고 싶었던 게 아닌가?

사과의 방식에 취향이 있나?

그럼 내가 원한 건 대체 무엇이지?


당신이 사과하지 않던 시절에, 초라했던 나의 마음, 홀로 남겨진 두려움, 모멸감 한 꼬집, 서운함 한 줌, 그것을 이해하며 나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말 한마디. 당신의 마음이 편하려고 내던진 사과 한 마디가 아닌 따뜻한 손길 한 번, 영원하지 않을 걸 알지만 그래도 듣고 싶은 영원의 말, 그런 것을 느끼고 싶었다. 왜 그랬는지, 무엇 때문이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해도 좋으니 알고 싶었다. 초라한 내게 사과 한 번 던지고 지난 시절을 만회하려는 당신의 태도를 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고.


내게 필요한 건 사과를 듣는 게 아니라 사과를 느끼는 것이었다. 언제나 보고 듣는 것보다 느끼는 게 내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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