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권력이 될 수 없어

마음이 무겁단 이유로 인질이 된 날들

by 생강




이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 마음이 인질이 되었던 날이 있었다.


선망하던 사람이 내 마음을 쥐고 이리저리 흔들며 마치 그것이 본인의 권력인 것마냥 말할 때마다 나는 움푹 팬 내 자리가 원래 나의 자리인 줄 알았다. 원래라는 것은 없는데, 당사자가 되면 분위기에 잡아먹혀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


묻지 못했어. 왜 그렇게 말했느냐고.

나를 흘겨보며 저러니까 네가 그 자리에 있지,라고 말하던 것에 반박하지 못했어.

나를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거든.


왜 절실한 마음은 언제나 다루기 쉬운 마음이 될까. 왜 인질이 되고 당연한 취급을 받을까. 나는 망가진 마음을 가지고 멀리 뛰어갔다. 짓밟히고 너덜너덜한 마음은 일회성의 생명이었고 상처는 그대로 남아서, 나는 이내 몸만 자란 내가 되었다. 허름한 마음을 가지고 오랫동안 사는 법을 알고 싶지 않았는데 아주 잘 알게 되어서 웃기고 슬프다.


당신이 내 마음을 쥐고 흔들며 어떤 우월감이나 안정을 위해 그것을 이용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는 당신에게 언제나 질 계획이었는데. 이기는 사랑은 과연 좋은 사랑인가.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다.


그건 무슨 권력이었을까. 사랑도 아니었을 것인데, 모난 우월감이나 뒤틀린 정복이 아니었을까. 나는 그런 적이 없나. 밤새 어떤 날을 생각하다가 은은한 슬픔에 잠식당한다.


사랑은 권력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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