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겪은 뒤에 알게 된 것들
잃어버린 것들은 내가 모르는 곳에 분실함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을 것 같다. 사람이든 사람이 아니든 만난 뒤에는 언제나 이별이 찾아왔고, 함께 나눴던 감촉과 날씨와 말과 웃을 때 접히는 눈 옆의 주름 같은 것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지곤 했다.
분실이다.
매번 헤어짐을 겪을 때마다 나는 마음을 하나씩 분실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는 새 왔다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사랑하던 직전까지의 마음을 가로채가는 방식으로, 이별은 당도한다고.
그럼에도, 마음이 엉켜도, 다시 사랑을 말하고 우는 내가 있다. 나와 이별하기 위해 도착한 일들 앞에서 덤덤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나는 여전히 그게 어렵고 애가 탄다.
내 것이 아니었지만 내 것을 잃은 것처럼 우는 방법뿐인 내게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