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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 Feb 28. 2023

어느 교수님의 질문

놓친 것과 놓치지 않은 것




타임머신


 그러니까 우리들은 돌아갈 수 없는 지금을 사는데, 언제나 불행하고 언제나 행복한 것이 아니니 과거로 돌아가도 우리는 그대로일 거고 그러니 현재를 살아야 한다,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날의 수업은 점심을 먹고 나른한 상태에서 듣고 있었고 뜬금없는 질문에 모두의 눈이 떠지는 걸 목격한 이후로 그 질문은 내게 진하게 남아있다.


 당시엔 돌아갈까 싶다가도 교수님의 말을 듣고 나니 그럼 돌아가도 똑같겠다 싶어 생각하기를 포기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햇살에 포위당한 버스 안에서 지속적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떠올렸다.


 잡고 싶은 손.

 보고 싶은 눈.

 밭을 매는 사람처럼 갈아엎고 싶은 글.

 돌이키고 싶은 묘한 칭찬과 시기.


 그것이 내게 있었고 같은 고통을 겪는다 해도 나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잡고 싶은 손이 있다면, 누구라도 그 질문에 웃으며 속아 넘어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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