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루가 밝았다.
아주 살짝 새롭고 상쾌한 느낌이 든다. 그것을 마음껏 즐기지는 못하고 있지만.
확연히 가을공기로 바뀌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가을은 너무 짧고 거의 사라져 버린 것도 같아 더욱 안타깝다. 이도 저도 아닌 우유부단한 내 성격은 가을이란 계절을 좋아하도록 만든 것 같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하면 피부에 닿는 가을바람의 온도와 흐름, 봄햇살처럼 현기증 나지 않는, 가을이라는 프리즘이 있어 그것을 통과한 것 같은, 나에게 적절한 햇빛 때문에 가을을 좋아하는 것이다. 예민한 나의 성격 때문에도 가을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가을에 입는 옷차림새가 나에게 가장 괜찮은 분위기를 주는 것 같다는 건 덤이다..
살짝 깃든 이 새로움의 느낌을 타고 오늘 하루 살아보면 어떨까 한다. 난 무언가에 올라타고 있고 오늘의 일정과 약속에도 자연스럽게 올라타는 것이다. 순간 하기 싫다는 감정이 들어올 때 쓱 밀어내버리고 이 새로움의 감각에 나를 의식적으로 튜닝하는 것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하기 전, 연휴 직후에 하게 될 책 모임의 책을 다 읽어야 할 것 같다. 책 모임 리더를 맡으니 책을 미리 읽게 되고 꼼꼼히 읽게 되니, 책을 읽고는 '읽었다'는 느낌이 더 들어 보람이 느껴진다. 비록 열심히 읽어도 책이란 그것이 담고 운반하는 것의 얼마만큼이 나에게 전달되는 것인지 미궁이지만.
어떻게 살든 살게 되고, 나의 이 강한 자기애 또는 자존감 때문에 끝까지 포기되지 않는 게 있어 더 다행하다.
난 오늘도 오늘의 나에게 맞는 튜닝을 애써 해 가며 흘러가보기로 한다.